미혼모의 탄생 : 추방된 어머니들의 역사
권희정 지음
안토니아스 발행ㆍ344쪽ㆍ1만8,000원
한국 사회에 ‘미혼모’란 말이 등장한 건 1970년대부터다. 그 전에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러나 미혼모는 아이를 출산했으나 어머니가 될 자격이 없는, 비윤리적 여성으로 낙인 찍혔다. 국가가 표본으로 삼은 정상가족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미혼모에게서 모성을 박탈하는 차별은 한국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서구에서도 1980년대초까지 결혼 없이 출산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입양 보내도록 하는 등 체계적인 폭력이 지속됐다. ‘미혼모의 탄생-추방된 어머니들의 역사’는 세계 각국 미혼모의 역사를 사회학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혼모라는 사회적 집단은 당대의 인식과 제도가 만들어낸 산물일 뿐”이라는 것. 미혼모가 한 명의 어머니로, 또 미혼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이 똑같이 인정받기 위해 새로운 담론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 책의 수익금은 미혼과 비혼으로 임신과 출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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