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8ㆍ토트넘)의 3경기 결장 징계는 본인은 물론 상승세였던 토트넘에도 상당한 상처로 남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후반기 순위경쟁의 중대 고비로 여겨지는 ‘박싱데이’ 즈음 손흥민이 빠진 3경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 진입에 빨간 불이 켜졌다. 조제 모리뉴(57) 토트넘 감독은 대놓고 손흥민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 2019~20시즌 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6위(승점 30)에 머물게 된 토트넘은 목표였던 4위권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현재까지 4위를 달리는 첼시의 승점은 36점으로 두 경기 이상 차이가 나는 데다 이날 주력 공격수 해리 케인(27)과 탕기 은돔벨레(24)까지 다쳐 모리뉴 감독은 또 다른 고민을 떠안게 됐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17분 사우샘프턴의 핵심 공격수 대니 잉스(28)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잉스는 뒤에서 긴 패스가 넘어오자 한 번 트래핑하며 토트넘 중앙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31)를 완벽하게 따돌린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전반 24분과 28분 은돔벨레와 케인이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사면초가에 빠진 토트넘은 결국 추가득점에 실패, 쓰디 쓴 패배를 맛봤다.
지난달 23일 첼시전에서 상대 선수를 걷어차 퇴장 당하고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손흥민은 이날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손흥민 없이 치른 3경기에서 브라이튼전 승리만 거뒀을 뿐 1승 뒤 2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최하위 노리치시티전에서 거둔 2-2 무승부와 중하위권에 있던 사우샘프턴전 패배는 뼈아프다. 지난해 11월 23일 모리뉴 감독 부임 후 이어지던 토트넘의 상승세도 완전히 꺾여버린 모습이다.
모리뉴 감독도 사우샘프턴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대놓고 손흥민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그는 “케인이 다치자 교체 카드를 쓰는 게 어려웠다”며 “손흥민이 없으니 벤치에서 활용할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손흥민은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도 덧붙였다. 징계가 끝난 손흥민은 오는 5일 미들즈브러와 FA컵 3라운드부터 실전 투입이 가능해졌다.
한편 모리뉴 감독은 이날 0-1로 뒤지던 후반 32분 상대팀 벤치로 넘어가 골키퍼코치가 무언가를 적고 있는 수첩을 대놓고 쳐다보는 기행을 펼치다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무례했기 때문에 주심이 경고를 준 건 정당했다“면서도 “난 바보 같은 사람에게 무례했을 뿐”이라며 상대 코치진을 자극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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