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진작가 지적으로 논란…“독도 생김새 확인해라”
문체부 “독도 바위로 본도는 아냐” 인정 후 글 수정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부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신년 인사와 함께 ‘독도에서 떠오르는 해’라며 게시물을 올렸으나, 해당 사진 속 섬이 독도 본도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초부터 체면을 구겼다.
문체부는 한 해의 끝이었던 31일 밤 공식 SNS 계정에 바다의 두 섬 사이 수평선 위에 해가 놓인 풍경을 담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와 함께 “올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독도에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며 2020년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로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그러나 이튿날인 1일 사진 속 섬이 독도 자체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망신을 면치 못 했다. 우태하 항공 사진작가가 문체부의 게시물에 댓글로 “어디서 퍼다 온 건지 독도 사진이 아닌 것 같다”며 “새해 첫 날부터 이러면 안 된다. 독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 바란다”고 의견을 남기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그는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문체부의 사진과 실제 독도 전체 사진을 함께 게재하며 “아무리 봐도 독도가 아닌 것 같은데 여러분은 같은 사진 같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문체부는 “사진은 전문 이미지 대여 사이트에서 독도 일출로 검색해 적용한 사진으로, 다시 한번 확인해 답을 드리겠다”며 “오늘 휴일이라 내일 중으로 최대한 확인해 꼭 답변 드리겠다”고 댓글을 달았고 누리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 게시물에는 “독도 일출 사진 제가 드릴 테니 정신 좀 차려달라”(ad****), “직접 찍은 것도 아니고 검색해서 올렸다니”(jj****), “퍼오더라도 확인을 하라”(sa****), “참 황당하고 문체부가 창피하다”(ja****) 등의 의견이 달렸다.
결과적으로 문체부는 “독도 본도는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지적을 받은 초반에는 독도가 포함된 문장만 빼는 방식으로 게시글을 고쳤으나 현재는 “올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독도 본도를 등지고 동해 일출을 찍은 사진입니다. 독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풍경(두개의 섬처럼 보이는 것은 독도의 바위로 독도 본도의 사진은 아닙니다)”라고 수정한 상태다. 댓글로도 “당초 게시한 ‘독도에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며, 2020년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문구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수정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 문제를 처음 짚은 우 작가는 다시 댓글을 통해 “새해 첫 날부터 문체부는 큰 사고를 친 것”이라며 “정신 좀 차리라”라고 일침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또한 이날 자신의 SNS에 “문체부에서 올린 새해 인사 사진에 독도 일출이라고 한 사진이 독도가 아니어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작년에는 정부 산하 기관에서의 지도 서비스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사용해 큰 논란이 됐었는데, 올해부터는 정부 기관에서 이런 실수를 절대로 범하지 않길 바라겠다”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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