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창원공장 1일자 해고… 쌍용차 성탄절 이브 복직 연기
2020년 새해를 걱정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맞이한 노동자들이 있다. 한국지엠(GM) 창원공장 비정규직 580여명은 1일자로 공식 해고자 신분이 됐다. 지난해 10월 한국GM 측으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예고 통보를 받은 지 2달만이다.
지난 12월 31일 마지막 근무를 마친 580여명 가운데 110여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공장 본관 인근에 설치한 천막 2개와 공장 곳곳에 흩어져 쪽잠을 자며 새해를 맞았다.
이들은 오랫동안 사측과 싸워왔다. 2016년 대법원이 한국GM에 대한 불법 파견 확정 판결을 내렸고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 5명이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승소해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며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250여명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에서 승소한 상태였다.
한국GM 창원공장 비정규직 지회 배성도 지회장은 “이미 불법 파견 판결을 받은 사업장에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인 노동자를 입맛대로 해고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1일에도 이들은 현장에서 회의와 농성을 이어가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해고자 신분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이상 한국GM 소속이 아니기에, 회사를 벗어나면 다시 들어올 수 없어 무기한 공장에 머무를 예정이다.
한편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24일 무기한 복직 연기 통보를 받은 쌍용차 복직대기자 46명은 가족들과 함께 충격을 보듬으며 조용한 새해를 맞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들은 1일을 기해 부서배치를 받을 꿈에 부풀어 있었다. 2018년 9월 쌍용차와 쌍용차 노동조합,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해고자 119명의 복직을 합의한 후 71명이 지난해 1월 1일자로 복직했다.
하지만 사측과 쌍용차 노조는 복직 열흘이 채 남지 않은 지난 달 24일 46명 복직 대기자의 의사 확인 없이 휴직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여기에는 김득중 지부장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이 포함돼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12월 31일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동료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인사하며 우리의 현재 상황을 전달했다”며 “새해 첫날은 다른 것 하지 말고 집에서 지내자고 이야기했다. 본인들의 상실감뿐 아니라 가족들의 충격도 마찬가지로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10년을 싸워오면서 개인적으로도 이번에야말로 현장에서 작업복 입고 동료들과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열망이 상당했다. 12월 31일이 끝나면 공장에 설 수 있다는 마음에 긴장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복직 열흘도 남기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충격이 컸다”고 토로했다.
쌍용차 복직대기자들은 오는 6일부터 출근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그 전까지 46명의 복직대기자 중 연락이 닿지 않는 4, 5명과 접촉을 재시도하는 등 충격에 빠진 내부를 다독이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지부장은 “이 시간에도 고공과 길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 누구나 웃으면서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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