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성 중진 줄줄이 불출마… 국회 남성 카르텔 더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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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여성 중진 줄줄이 불출마… 국회 남성 카르텔 더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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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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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ㆍ박영선 등 4명 내각 총동원… 21대 국회 여성 중진의원 비율 급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총선을 ‘여성 중진 의원 실종 사태’ 속에서 치르게 됐다. 민주당 의원 출신인 추미애(5선) 법무부장관 후보자, 박영선(4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김현미(3선) 국토교통부장관, 유은혜(재선)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자의 혹은 타의로 줄줄이 불출마하게 되면서다. 남성 중심의 국회에 균열을 일으키던 여성 중진 의원이 대거 빠져나가며, 정치 자체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대 국회에서 여성 중진 의원 비율이 급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일 “지역구 총선 후보자의 공직 사퇴 마감일인 오는 16일 전에 추가 개각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와 김현미 장관의 총선 출마 길이 막혔다는 얘기다. 박영선 장관은 지난해 1월 장관 임명 당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2일 장관 임명이 유력한 추 후보자도 일찌감치 출마를 접었다. 민주당 여성 중진 의원, 특히 수도권 출신이어서 영향력이 상당한 4명이 당분간 국회로 돌아올 수 없게 된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교육 신뢰 회복을 위한 사학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 의원들이 국무위원으로 발탁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성 의원 중 고작 4명이 정부로 자리를 옮긴 것 뿐인데도 결과적으로 거대 정당 내 여성 중진 의원의 명맥이 끊어지게 된 상황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추 의원 등을 제외하면 현재 당의 3선 이상 여성은 유승희(3선)ㆍ김상희(3선)ㆍ김영주(3선) 의원뿐이다. 이들이 올해 선거에서 모두 살아 남는다해도 21대 국회에서 5선 이상 여성 의원은 ‘0명’이 된다. 민주당의 한 전직 여성의원은 “정치 기득권을 가진 여의도의 남성 카르텔을 깨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추 후보자 등 4명의 빈자리가 유난히 커 보이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여성 의원의 풀 자체가 지극히 협소하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 의원은 여야를 합해 51명으로, 이 가운데 ‘비례대표 50% 여성 의무 공천 규정’의 혜택을 받은 25명을 제외한 지역구 당선자는 26명(전체 의원의 8.7%)에 그쳤다. 여성 의원 자체가 희소 자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언한 ‘여성 총선 후보 공천 30%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에 당력을 쏟아 부으면서 그간 지역구에서 뛸 여성 후보를 발굴할 여력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민주당이 여성 목소리를 대표하는 대안으로 내세우려던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총선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여성 의원이 빠진 지역구에는 여성 후보만 나갈 수 있도록 하고, 비례대표는 여성ㆍ청년만 후보로 내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박진경 이화여대 초빙교수는 “지난해 3월 민주당ㆍ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역구 여성 공천 30%를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당에 대한 국고 보조금을 삭감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향후 선거법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국고보조금 삭감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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