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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크리스마스 넘긴 北… 비핵화 대화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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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크리스마스 넘긴 北… 비핵화 대화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입력
2019.12.27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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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북한은 이달 초 “비핵화는 이미 협상테이블에서 내려졌다”는 말까지 쏟아 내며 연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도발 감행 가능성을 높여 왔다.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박은 상황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는 의미를 담은 도발까지 할 경우 비핵화 협상의 시계는 한순간에 2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반도에 다시 전쟁 위기를 불러올 무책임하고도 어리석은 결정을 피해 간 것이 우선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것으로 북한의 도발 우려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노동신문이 25일자에서 새삼 우주개발 문제를 다루며 이를 “많은 나라들의 개발 영역”이라고 한 것은 로켓 발사로 포장한 ICBM 시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곧 열릴 것으로 보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내년 신년사에는 또 어떤 메시지가 담길지도 여전히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년 가까이 대화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길’을 결심하는 것은 북한에 전혀 이로울 것이 없다. 북한은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에 쫓길 이유도 없고, 미국과 대화의 문을 닫고 있어서도 안 된다.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한국, 중국 방문에서 드러났듯 미국은 “단계적이고 유연한 조치” “양측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 등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만 고집할 게 아니라 다시 실무회담에 응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마땅하다.

협상의 불씨를 되살리려면 미국이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한 북한에 어떤 상응 조치를 내놓을까도 고민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해외 기고에서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하자는 이 문제 제기는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중국 러시아의 대북 제재 일부 해제 결의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만남과 대화”를 통한 “담대한 행동”으로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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