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에 전문을 인용하기에는 많이 길지만, 크리스마스 때마다 떠오르는 이 시를 꼭 한 번 소개하고 싶었다. 특별한 시기에 떠올릴 만한 동시가 의외로 많지 않은데 ‘크리스마스 동시’라 부를 만하다.

지금까지 나의 크리스마스는 마냥 반갑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평소 남과 비교하는 습관은 거의 없는 듯한데 이상하게도 크리스마스엔 남들처럼 흥겹고 기뻐야 할 듯해 도리어 우울했다. 이제 그런 마음이야 대수롭지 않은 듯 넘기며 주변을 행복하게 만들 의무가 먼저인 나이가 되었다. 화려한 오색 불빛이 깜박이는 크리스마스는, 인생이 놀이공원은 아니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의 소망을 환상으로 충족하는, 365일 중 단 하루라는 생각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크리스마스가 마냥 기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루의 환상조차 흉내 낼 수 없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단지 머리로만 아니라 온 존재로, 불편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 사랑하는 이와 따뜻한 선물을 주고받고 행복해하는 일이 이 땅에선 얼마나한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명동성당의 성탄 미사와 세월호 광장의 ‘일터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평화를 바라는 성탄대축일 미사’는 모두 함께 이 땅의 평화와 축복이 될 수 있는 걸까.

단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불가능해 보일 때가 많고 단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때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더 의미 있다 해도, 모든 사람을 사랑하려는 노력을 다시 되새기는 날들. 성탄이 연말에 있으니 그 책임을 외면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김유진 어린이문학평론가ㆍ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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