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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우롱 ‘코미디 국회’, 예산부수법안 먼저 연내 통과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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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우롱 ‘코미디 국회’, 예산부수법안 먼저 연내 통과시켜라

입력
2019.12.26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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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에도 국회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도구로 한 언쟁으로 시끄러웠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 반대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에도 국회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도구로 한 언쟁으로 시끄러웠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 반대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착역으로 향하는 20대 국회가 연일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더불어민주당이 ‘맞불’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고, 그 과정에서도 여야 간 막말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랑과 축복으로 가득차야 할 성탄절에도 국회에서는 정치적 계산만 앞세운 대립과 갈등만 넘쳐났다.

한국당이 발의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 처리 때문에 유동적이지만 예정대로라면 선거법 개정안은 26일 이후 열릴 본회의에서 ‘4+1 협의체’ 여야의 찬성으로 통과가 확실시된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당은 공수처 신설 법안 등 나머지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지정 법안의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상태고, 이에 맞서 여당은 임시국회 회기를 잘게 쪼개는 ‘살라미 전술’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최소한 내년 1월 중순까지 코미디 같은 현 국회 상황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심각한 것은 내년도 예산 집행의 근거가 되는 20건의 예산 부수법안의 국회 통과가 마냥 지연되는 점이다. 연내에 예산 부수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극일(克日)을 위한 4조7,000억원 규모의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경쟁력 강화 사업, 농어촌 경쟁력 제고를 위한 2조6,000억원의 공익형 직불제의 예산 집행이 불가능하다. 기초연금법을 고쳐 기초연금 최대 한도(월 30만원)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40%까지 확대하는 것도 어렵게 되고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시행할 수 없다.

내년 총선을 겨냥, 지역구 예산을 더 따내려 온갖 꼼수를 부리던 의원들이 예산 부수법안 통과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71.4%를 쓰기로 하고 예산 배정계획까지 세웠지만 국회에 발목이 잡혀 발만 구르는 상황이다. 예산 집행이 늦어져 지역 유권자들의 원성이 높아지면 의원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진정 민생을 내세운다면 여야는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연내에 우선적으로 예산 부수법안만이라도 처리하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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