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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용한 크리스마스, 네티즌 67% “나와 상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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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용한 크리스마스, 네티즌 67% “나와 상관 없어”

입력
2019.12.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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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앞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트리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앞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트리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중국이 크리스마스를 외면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심 호텔이나 쇼핑몰에서 간혹 성탄 트리를 마주치기도 하지만, 직장과 학교가 쉬는 공휴일이 아닌데다 거리에 캐럴이 울려 퍼지지 않으니 25일이 어떤 날인지 도통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전통문화를 강조하는 국수주의적 경향이 강해져 서구문화 유입의 상징인 크리스마스는 한층 더 냉대를 받고 있다. “25일 크리스마스보다는 22일 동지(冬至)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적지 않다. 올해 12월의 경우 22일은 일요일이어서 쉬는 날이기도 했다.

팔로워가 300만명이 넘는 중국의 대표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나 웨이보가 24일 네티즌의 의견을 물었다. 응답자 4,434명에게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고 질문했더니 67%에 달하는 2,975명이 ‘나와는 상관없는 날’이라고 답했다. 중국인 3명 가운데 2명은 크리스마스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셈이다.

중국 매체는 이 같은 결과를 “중국문화에 대한 신뢰가 급증한 덕”이라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5일 “크리스마스는 중국인의 열정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종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수입된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중국인의 쇼핑 열기에 크리스마스가 묻혔다는 분석도 있다. 11월 11일(솽스이ㆍ雙十一)과 12월 12일(솽스얼ㆍ雙十二) 두 번에 걸쳐 워낙 대규모로 할인쇼핑 행사를 열다 보니 크리스마스에는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떨어지고 쇼핑하러 다닐 의욕도 시들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전통문화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으면서 글로벌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밀린 측면도 크다. 올해 들어 중국 한족의 전통의상인 ‘한푸(漢服)’ 산업은 지난 10월 기준 10억9,000만위안(약 1,81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한푸 구입에 지갑을 연 소비자만 200만여명에 달한다. 이 같은 열풍에 힘입어 일부 중국 네티즌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온라인상에서 서구제품 불매운동을 나서는 촌극을 빚고 있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서구에 대한 반감이 겹치고 있는 중국의 크리스마스 풍경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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