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무산, 문 의장 “매일 모욕적이고 참담”
문희상 국회의장이 소집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가운데 이인영 원내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끝내 불참해 무산됐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가칭 대안신당)의 선거법 협상과 관련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꾸면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 민주당은 15일 오후부터 ‘정의당 등이 석패율제를 고집하면 추가 협상은 없다’ 는 기조로 돌아섰다. 당 관계자는 16일 “4+1 협상은 13일부터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4+1 선거법 단일안의 16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추진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주 중 상정 불발도 감수하겠다’는 기류다.

이에 따라 16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았고, 선거법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법안과 유치원 3법 등 민생 법안, 내년도 정부 예산안 집행을 위한 예산부수법안도 상정되지 못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려 했으나,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개시일(17일) 이전’으로 잡은 선거법 처리 시점을 넘기게 됐다. 그러나 ‘급할 것 없이 원점에서 차근히 논의하자’는 태도다. 선거법 디테일에 21대 국회 의석이 달린 만큼, 정의당 등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회 공전이 계속되자 문희상 의장은 입장문을 내 “한국 정치에 데모크라시는 없고 비토크라시만 난무하고 있어 자괴감을 느끼고 의장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부끄럽고 부끄럽다. 매일 모욕적이고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정신을 차리고 바로서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4+1 공조’ 복원을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개혁과 검찰 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되새기고 늦더라도 바른 길을 갈 것”이라며 “4+1 협의체 재가동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상무위원회에서 “개혁이 성과를 거둘 지, 좌초될지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손에 달렸다”며 “민주당은 한국당에 미련을 버리고 개혁을 시작한 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손을 내밀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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