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재수 비리 특감 때 확인’에 靑은 “의미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
청와대, 직무유기 해석 가능성 봉쇄… 검찰 “수사 결과 보면 수긍할 것”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기소하며 청와대의 직무유기를 시사한 데 대해 청와대가 “검찰의 발표는 최종 수사결과가 아니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혐의를 받고 있는)당사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청와대가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청와대와 검찰의 신경전이 날카롭게 이어지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유 전 부시장을 기소하면서 청와대의 감찰 무마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이 지난 13일 유 전 부시장을 구속기소하면서 공보자료를 통해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은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 감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힌 대목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윤 수석은 청와대의 직무유기로 해석될 수 있는 검찰 발표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검찰 발표가) 비리 혐의 중 상당 부분이 확인됐다는 뜻인지 비리 혐의 중 일부분이 확인됐고 상당 부분이 확인 가능했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두 가지 중 어떤 의미든 당시 민정수석실은 수사권이 없는 감찰을 했고 감찰이라는 범위와 한계 내에서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의뢰할지 해당 기관에 통보해 인사 조치를 할지 결정 권한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있다"고 지난 4일 청와대가 밝힌 내용을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리를 포착하고 감찰을 진행했고,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성 인사조치를 내린 만큼 감찰 무마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셈이다.
윤 수석은 이어 유 전 부시장과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를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러한 단체 대화방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를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천 행정관이 유 전 부시장을 조사하려는 이인걸 당시 청와대 특감반장에게 ‘피아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최근 검찰조사에서 인정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천 행정관은 인정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청와대의 이날 발표가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며 흔들림 없이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놨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관련된 보도가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관계나 증거를 알지 못하는 당사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발표한 것”이라며 “검찰은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고 증거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주장 중 상당수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도 내비쳤다.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 동의가 있어야지만 감찰의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부터 말이 안된다”며 “유 전 부시장이 일부 개인사생활 관련된 감찰 조사에만 응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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