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최정상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이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박 감독이 이끄는 U23 베트남 대표팀은 22일까지 통영 공설운동장에 베이스 캠프를 꾸리고 동계전지훈련에 들어간다. 부산=연합뉴스

베트남 축구를 60년 만에 동남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려 놓은 박항서(60) 감독이 금의환향했다.

박 감독은 14일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에는 150여명이 넘는 팬들과 취재진이 기다려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박 감독은 지난 10일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베트남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베트남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1959년 초대 대회 이후 60년 만이다.

박 감독은 귀국 직후 "조국 대한민국에서 많은 성원과 격려를 해줘 감사하다. 60년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종목에서 나의 재직 기간에 우승하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감독이 한 번도 이루지 못한 결과를 이룬 것에 베트남 국민들께서 기뻐해주고, 격려해준다. 이번 시합에 응원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7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 올해 아시안컵 8강에 이어 60년만의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쉬지 않고 ‘박항서 매직’을 연출해 왔다. 박 감독은 그에 대해 "기본적으로 베트남 정신이다. 선수들에게 베트남 정신이 정립돼 있다"며 "베트남 정신을 기본 바탕으로 해서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고 있다. 경기를 하면서 선수 스스로가 자신감도 생기고,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최근 베트남 언론에서는 박 감독을 두고 '박당손(Park Dang Son)'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박당손'은 박 감독의 성과 '운이 좋은 때'라는 의미를 가진 '당손'을 합성한 별명이다. 이에 대해선 "뜻은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애칭을 아무렇게나 부르면 어떤가. 다 좋아서 부르는 것이다. 뭐든 상관없다"고 웃었다.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대비하기 위해 오는 22일까지 경남 통영시에서 동계훈련을 갖는 박 감독은 "올림픽 예선이라는 게 쉬운 것은 아니지 않느냐.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게 우선 목표"라고 했다.

결승전 퇴장 장면에 대해선 "(퇴장은) 좋은 게 아니다. 자꾸 이야기를 하면 말꼬리를 물게 되니 더 이상 멘트하지 않겠다"면서 “나도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베트남에서 일하고 있고, 대한민국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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