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전국 당 선전일꾼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 행군대가 지난 10일 혁명의 성산 백두산을 답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지구 혁명 전적지 시찰을 뒤따른 것으로 신문은 이번 답사에 대해 “백두산의 칼바람은 일꾼들의 백절불굴의 신념과 의지를 더욱 굳세게 해주었다”라고 평가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미협상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미국이 유엔안보리 공개회의를 소집했고 북한은 급기야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명백한 결심’이 섰다고 답했다. 이제 모두의 관심은 북한의 ‘새로운 길’로 모아지고 있다. 크게 두 가지의 길이 얘기되고 있다. 하나는 핵ㆍ미사일 활동을 재개하는 북미 대결의 길, 다른 하나는 핵ㆍ미사일 활동 중단을 유지한 채 중ㆍ러를 배경으로 자력갱생하며 그럭저럭 버티는 길로 좁혀진다. 이 두 길의 공통점은 제재의 유지, 높아진 불확실성, 비핵화 가능성의 실종이다. 과연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은 이것밖에 없을까?

북한이 운신할 수 있는 ‘전략 공간’은 어디까지일까. 우선 정권의 안정적 장기지속과 경제발전은 궁극적 목표다. 이를 위해선 이념 및 노선 조정, 국가안전보장, 강력한 중앙집권, 국제교류협력, 경제개혁이 필요하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제7기 3차 당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발전 총력집중’의 노선을 채택했다. ‘선군’의 간판을 내리고 국제관계 개선과 경제개혁 조치를 내건 사실상의 북한식 개혁ㆍ개방 선언이다. 그러나 대북제재와 안전보장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경제발전을 포기할까? 젊은 지도자의 자연수명, 통치의 장기적 안정성, 인민생활 측면에서 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북미협상 없이 경제발전과 안전보장을 달성할 방법은 없을까. 결국 미국에 굴복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대북제재를 무력화하고 경제발전의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길. 그리고 안보 환경 역시 크게 위협받지 않는 길. 전략적 운신의 공간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거리급 이상 미사일 활동 중단은 필수다. ICBM 발사로 인한 제재 추가는 리스크 상승뿐만 아니라 경제발전과 안전보장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경제발전, 국제관계 정상화, 제재의 무력화를 끌어내기 위해선 사실 ‘비핵화’ 없이는 힘들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색할 수 있는 길이 ‘대안적 비핵화의 길’이다. 안전보장과 제재 해제 없는 미국의 일방적 비핵화 협상을 끝내는 것이다. 대신 북한이 원하는 페이스와 방법으로 비핵화를 실천하는 것이다. 국제검증을 위해 중국ㆍ러시아와 정치ㆍ기술적 협력을 하는 것이다. 물론 ‘비핵화 범주’는 한미의 완전한 비핵화 범주와 다를 수 있다. 가령 과거 이미 보유한 핵무기는 모호성을 유지하고 현재의 핵능력을 부분적으로 제거(영변 등 핵물질 생산시설)하는 데 머물 수 있다. 사실상 핵보유 및 핵능력을 가진 상태에서 ‘제한적 비핵화’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어떻든 비핵화의 구체적 결과가 실물 형태로 구체화된다면,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명분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약화될 수 있다. 북미협상을 통한 비핵화의 어려움과 피로감, 제한적이지만 비핵화 결과가 가시화된다면 비핵화 ‘현실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한반도 문제에서의 레버리지, 유엔안보리에서의 목소리도 높아질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공간도 일정 수준 열릴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비핵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과거 핵을 보유한 상태란 점이다. 북한 입장에선 중국의 핵우산에 들어가는 안보 종속을 피하는 ‘제한선’이기도 하다.

미중 전략경쟁, 동북아 군비경쟁,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군사협력 분위기 등 조성된 지정학적 구도는 대안적 비핵화의 좋은 환경,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이 길은 핵 포기에 따른 안보 위협의 두려움을 일정 부분 떨쳐 버릴 수 있다. 실제로 가지 않더라도 그런 가능성 자체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 물론 이로 인해 ‘대안적 비핵화’의 구상과 시도가 이후 북미협상을 통한 비핵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 또 대안적 비핵화는 역내 다자적 안보레짐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북미협상 좌절하지 말고 발상의 전환, 실용적 접근이 필요한 때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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