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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5년 생존율 88%... 의료선진국 미국보다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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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5년 생존율 88%... 의료선진국 미국보다 훨씬 높다”

입력
2019.12.17 05: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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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형 간염, 간암 발병 요인의 70% 해당 

 검증 안 된 민간요법 찾다간 간질환 악화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센터 소장 인터뷰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센터 소장은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대사질환이 늘면서 최근 비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센터 소장은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대사질환이 늘면서 최근 비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잦은 음주와 간염은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B형 간염은 국내 간암 발병 요인의 70%나 된다. 지난 해 B형 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38만여 명으로 2014년보다 6만명이나 늘어나면서 간암 환자도 7만4,000여명(2018년 기준)에 달했다. 최근 비만·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질환이 늘면서 비알코올성 간질환자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0년 11월 간센터를 열어 간질환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환경에서 맞춤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개소 10주년을 앞둔 서울아산병원 간센터 소장 김기훈(53)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를 만났다. 김 센터장은 간세포암(간 내부에서 생긴 암으로 전체 간암의 60~70% 해당)을 치료하기 위해 복강경 간절제수술을 1,050례 시행한 국내 최다 수술 보유자다.

 -간암이 최근 많이 늘고 있는데 치료법은. 

“간암 병변(病變)이 크지 않고 간 기능도 좋다면 이를 잘라내는 절제술을 쓴다. 우리 센터는 병변을 포함해 암 주변 부위까지 광범위하게 잘라내는 근치적 절제를 주로 시행한다. 난도가 매우 높은 수술로 꼽히지만 재발을 줄이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반면 간 기능이 나쁘면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간이식을 하면 암은 물론 간경변·간염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요즘 연명치료 중단 등으로 뇌사자 간 기증이 줄어 살아 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도 많이 한다. 간 용적이 큰 어른 환자를 위해서는 건강한 2명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2대1 생체 간이식을 하고 있다.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도 진행하고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간동맥 화학색전술, 고주파열치료 등)도 한다. 화학색전술은 간암이 다발성이거나 환자의 간 기능이 절제수술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나쁠 때 시행한다. 전체 간암 환자의 30~40%가 해당된다. 최근 선호하는 고주파열치료는 암 지름이 3㎝ 이하이거나 3개 이하이며 전이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복강경을 이용한 간절제가 많이 이뤄지는데. 

“우리 간센터는 풍부한 개복 수술 경험과 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복강경 간절제를 안전하게 시행하고 있다. 복강경 기구만으로 간을 잘라내는 사례는 올해로 1,150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간암(간세포암) 복강경 절제는 600례로 단일센터에서는 세계 1위이고, 수술 결과도 우수하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간세포암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해 보니 복강경 수술 환자(217명)의 합병증 발생률이 6.5%로 개복수술 환자(434명)의 12%보다 현저히 낮았다.

간암뿐만 아니라 간이식 기증자의 간도 복강경 기구를 이용해 안전하게 절제하고 있다. 수술 후 증증 합병증이 생긴 경우가 한 건도 없었다. 건강한 기증자가 간 일부를 떼어낸 후에도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것을 뜻한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복부에 지름 1㎝의 구멍 3~5개를 뚫어 복강경 기구를 그 안에 집어 넣어 간을 잘라낸 뒤 치골(恥骨) 상부의 작은 구멍으로 절제된 간을 빼내는 수술이다. 상처나 출혈, 통증이 크게 줄고 회복기간도 짧아지는 게 큰 장점이다. 하지만 개복수술처럼 복강 내 손을 직접 집어넣을 수 없고 복강경 기구만으로 간을 잘라내기에 결코 쉬운 수술이 아니다. 특히 간은 몸 속 혈액의 3분의 1을 저장하고 지나가는 혈관도 많아 한 번 출혈되면 그 부위를 찾기 어렵다. 또 아무리 간을 잘 잘라도 남은 간의 용량이 적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그만큼 환자에게는 좋지만 의료진에겐 어려운 수술이다. 따라서 복강경 간절제술에 성공하려면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는 환자를 잘 선별해야 한다. 간정맥이나 간문부(肝門部)에 종양이 있으면 개복 수술이 안전할 수 있다.”

 -2대1 생체 간이식,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 고난도 수술을 많이 하는데.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환자에게 떼어주는 생체 간이식은 일반 간암절제술보다 훨씬 어렵다. 하나의 간을 둘로 나눠 기증자와 환자를 모두 살려야 하는 만큼 최고의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 센터에서 시행하는 간이식(뇌사자 간이식 포함)을 6,600여건 시행했다. 국내 전체 간이식의 45%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수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생체 간이식(5,551건), 2대1 생체 간이식(543건), ABO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세계 최다 수술건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우리 센터의 간이식 생존율(수술 후 1년 97%, 3년 89%, 5년 88%)은 의료 선진국인 미국(1년 91%, 3년 84%, 5년 76%)보다 훨씬 낫다.

지난 10월에는 갑자기 간이 손상된 급성간부전 환자를 위한 응급대응팀까지 만들어 긴급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진단에서 치료, 그리고 응급 간이식이 필요하면 수술까지 원스톱으로 신속히 진행하고 있다.”

김기훈(오른쪽)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간암 환자에게 복강경을 이용한 간이식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김기훈(오른쪽)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간암 환자에게 복강경을 이용한 간이식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간질환 환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암은 수술과 방사선항암제 외에도 색전술, 고주파열치료, 알코올주입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따라서 간암이라고 해서 미리 좌절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간 건강을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또한 ‘침묵의 장기’인 간은 암이 생겨도 증상을 느끼기 어렵기에 40세가 넘으면 복부초음파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해서 조기에 간질환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을 줄이고 금연해야 한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휴식으로 간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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