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엔 안보리 소집해 대북 관련 강온 메시지
“안보리는 행동할 준비돼 있어야”, “협상에 유연할 준비돼”
미국 vs 중러 이견… 공동성명 채택 없이 끝나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협상 의지도 동시에 내비쳤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를 적극 주장했다. 미국은 2년만에 소집한 안보리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려 했지만, 중러와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못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면서“북한의 행동은 미래를 향한 기회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에 대해 “우주 발사체나 핵무기로 미 대륙을 공격하기 위해 고안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공유된 목표에 심각히 반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북한이 전략적 도발에 나설 경우 대북 추가제재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동시에 “우리는 여전히 병행적으로 행동하고, 합의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돼 있고, 접근하는 방식에서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뒤 “북한이 우리와 함께 하려는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15개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의 오찬회동에서 북한의 협상 복귀를 위해 안보리의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래프트 대사가 동시적ㆍ병행적 이행과 유연한 협상을 거론하긴 했지만, 그간 이런 주장을 미국의 ‘시간끌기용’이라고 일축해온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은 6ㆍ12 싱가포르 선언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을 동시적ㆍ병행적으로 진전시키자면서도 대북제재 문제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회의에서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선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며 미국과 대척점에 섰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가능한 한 빨리 대북제재 결의의 ‘되돌릴 수 있는 조항’을 적용해 조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상호 조치, 단계적 조치, ‘행동 대 행동’ 원칙 등을 강조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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