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숙 할머니가 지난 9월 서예전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국대 제공

“배움은 평생을 해도 끝이 없어요”

30년째 대학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을 다니며 자기계발에 매진한 할머니가 화제다.

충남 천안에 사는 이신숙(78)씨는 1989년 단국대 천안평생교육원 1기생으로 등록, 올해까지 한해도 수강을 빠지지 않은 최장기 수강생으로 기록됐다.

이씨는 막내딸이 대학에 진학하자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며 평생교육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인문학 강좌를 들으며 새로운 배움의 즐거움을 접했다.

첫 수강이 끝날 무렵 ‘늦게 배운 도둑질’에 푹 빠진 그는 컴퓨터, 수지침, 스포츠댄스, 문인화, 시 창작 등 공부의 범위를 넓혀 갔다.

어릴 적 문학소녀였던 그는 시 창작 수업에 관심이 깊어 이 분야에서만 10년 넘게 수강을 반복했다. 이 사이 문단에서 알아주는 김수복 총장, 송하섭 전 부총장, 권혁재 시인 등 수많은 문인들과 소통하며 문학의 맛에 더욱 빠졌다.

9년전 칠순을 맞아 시집 ‘티끌 세상 마음 씻다’를 펴냈다. 올해는 서예강좌 수강생들과 함께 전시회를 열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씨는 “30년간 연이어 공부하면서 수강생 동료, 강사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다”며 “시 창작을 위한 여행과 수업은 문학의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 주었고, 이 과정은 나에게 주는 의미 있는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30년간 평생교육원을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남편과 딸 5명의 적극적인 후원과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약국을 운영하던 남편은 아무리 바빠도 아내의 수업 날이면 항상 등하굣길을 동행했다. 이 과정에서 부부의 사랑도 더욱 깊어졌다.

딸들은 뒤늦게 어머니에게 불어온 향학열에 더욱 부채질했다. 딸들은 컴퓨터 등 어머니가 학창시절 배우지 못한 분야에서 가정교사 역할을 담당했다.

이씨는 “딸들에게 컴퓨터를 잘 배운 덕에 책을 낼 때 원고작업을 직접 다했다”며 “책을 펴낸 것도 다 아이들의 지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오랜 시간 꾸준하게 매달리는 성격 때문에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그의 열정은 4번의 모범상과 총장표창으로 이어졌다.

다니는 절의 신도회장직도 16년째 맡고 있다. 요즘에는 천안시가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오카리나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이씨는 “단국대 평생교육원 최장기 수강생이라는 자부심이 크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공부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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