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책] 마커스 드 사토이 ‘우리가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과학의 전문화ㆍ세분화가 극에 달하다 보니 ‘한 분야 전문가’도 ‘이웃 분야 바보’이긴 매한가지다. 그래서 과학대중화사업을 책임지는 옥스퍼드대 시모니 석좌교수에 임명된 이 저자, 많이 괴로웠던 모양이다. 과학 대중화 담당이란 이유로 온갖 사람이 물리학, 생물학, 천문학, 뇌과학 등 모든 과학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해서다. 자신은 수학자일 뿐인데.
이 책은 그 질문들에 대한, ‘우리는 모른다, 그렇기에 과학은 가치 있다’라는 응답이다. 수학자답게 수학을 주무기로 쓰되,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선 해당 분야 전문가를 찾아 물어보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그래도 이 책은 교양 과학책 수준은 살짝 넘어선다. 현대 과학의 최전선이란, 아무리 쉽게 써도 어려운 법이니까.
우리가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ㆍ박병철 옮김
반니 발행ㆍ596쪽ㆍ2만8,000원
하지만 저자의 입담은 흥미롭다. 저자는 시모니 석좌교수직을 ‘전투적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로부터 물려받았다. 그 덕에 ‘당신도 신을 부정하느냐’는 질문 또한 숱하게 받았던 모양이다. 저자는 그게 뭐가 중하냐는 듯, ‘나는 아스널(프로축구팀)을 믿슙니다!’라 눙친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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