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 의장과 제러드 내들러(왼쪽 두 번째) 하원 법사위원장이 10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개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의 핵심 내용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와 유착한 의혹을 사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한 사법방해 혐의는 제외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하원 법사위가 작성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상 4억달러의 안보 지원을 보류하면서 2020년 대선에 앞서 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압박함으로써 권한을 남용했다는 것이 첫 번째 탄핵 사유다. 주요 고위 관리들이 의회 증언을 거부하고 증거 제출을 거부하는 등 의회의 탄핵 조사를 방해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국가의 이익을 무시하거나 해치면서 부적절한 개인적 이익을 얻기 위해 대통령이 그의 공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탄핵당할 수 있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도 “대통령의 위법행위에 대한 증거는 압도적이며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주장해온 뇌물죄는 이번 탄핵소추안에서 제외됐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던 사법방해 의혹도 담기지 않았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사법방해 혐의 적용은 당내에서 광범위한 합의를 얻지 못했다”고 CNN에 말했다. 우선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원 법사위는 11일부터 이틀간 연이어 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 작성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주 내에 법사위 투표를 거쳐 다음주에는 하원 전체 표결에 착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다면 내년 1월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이뤄진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상원 차원의 탄핵 심판 절차 시기와 관련해 “미식축구 경기가 끝날 즈음”이라고 말했다. CNN은 매코널 의원의 발언이 내년 1월 1일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글에서 “잘못한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순전히 정치적 광기이자 마녀사냥”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를 거세게 비난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상원에서 무죄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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