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첫 참석한 심재철에 덕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시기 언급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9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심재철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홍인기 기자

“민주화 동지로 말하면, 이인영 동지보다 심재철 동지가 나랑 더 빨리 만났어요. 합수사(합동수사본부)의 감방 동기야!”

‘감방 동기’들이 만난 곳은 9일 서울 국회입니다. 1980년 민주화 동지이자 감방 동기였던 이들은 정치인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입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는데요. 선출된 지 1시간도 안된 새 원내대표의 일정은 바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었어요. 문 의장은 회동에 처음 참석한 심 원내대표에게 손수 자리를 안내하며 환대했는데요. 또 초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기 위해 그는 감방 동기 인연을 떠올렸죠.

문 의장의 추억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을 언급한 건데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신군부가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김대중 일당이 북한 사주를 받아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도했다”는 조작한 사건 말이에요. 당시 문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 김홍일 전 의원과 주도한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활동으로 인해 합동수사부의 고문을 받았습니다. 심 의원은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이에 관한 학생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투옥됐고요.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 심재철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홍인기 기자

문 의장이 “그 자리에 이해찬 동지도 계셨고, 기라성 같은 분들이 많으셨다”고 하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심 원내대표에게 “축하드린다. 그분들이 이제 모이셨다”며 환영의 인사를 건넸답니다. 이에 심 원내대표도 “잘 도와달라”며 화답했고요.

문 의장의 감방 동기 발언은 슬기로운 선택이 된 걸까요. 이날 원내대표 회동은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으며 나름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날 오후 2시였던 본회의를 오는 10일 오전 10시로 연기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했고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은 정기국회 내 상정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심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회의에 오를 예정이었던 안건들에 대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는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고요.

출발이 좋았던 만큼 앞으로도 기대되는 여야 회동 분위기, 국민들 이제 안심해도 될까요. ‘일 안 하는 국회’라는 오명을 얻었던 20대 국회에 늦게라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바라봅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