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32)이 KBO리그 시상식 MVP에 이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며 올 한 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투수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자가 나온 것은 정민태(전 현대ㆍ1998~99)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린드블럼은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2019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효 투표수 347표(총 투표인단 375명) 가운데 268표(득표율 77.2%)를 얻으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린드블럼은 지난해에도 245표를 받으며 이 상을 받았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KBO리그를 떠나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린드블럼은 올해 30경기에서 20승 3패(2.50)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사실상 한국과 작별무대로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린드블럼은 “야구 생활 12년 중 5년을 한국에서 보내면서 야구 선수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지금은 한국을 떠나지만) 언젠간 야구 팬으로서 한국에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키움 유격수 김하성(24ㆍ유격수)은 수상자 10명 가운데 가장 많은 325표(득표율 93.6%)를 받으며 개인 통산 2번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김하성은 올 시즌 득점 1위, 타점 2위, 도루 2위, 안타 5위, 타율ㆍ홈런 12위 등 공격형 유격수로 완전히 자리매김 했다. 김하성은 특히 빅리그 진출 의욕도 드러냈다. 김하성은 식전 인터뷰에서 “지난달 프리미어12를 마치고 구단측과 해외 진출에 대해 얘기했고, 오늘 해외 진출 승인이 났다”고 전했다. 2014년 데뷔한 김하성은 2020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을 통해 빅 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개인 통산 5번째로 이 상을 수상한 NC 포수 양의지(32)는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316표를 받았지만, 김하성보다 9표 부족했다. 2년 연속 최다 득표자는 이종범(해태ㆍ1993~94) 이후 없다. 양의지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두산에서 NC로 이적, 올 시즌 타율ㆍ장타율ㆍ출루율 등 타자 3개 부문에서 1위를 하면서 팀을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
최정(32ㆍSK)은 개인통산 6번째 골든글러브(3루수)를 받으며 이대호(37ㆍ롯데)와 함께 현역 선수 중 ‘최다 수상’ 기록을 냈다. 은퇴한 선수를 포함한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은 이승엽(전 삼성)으로 10번을, 양준혁(전 삼성), 이병규(전 LG)가 7번 받았다.
‘국가대표 4번 타자’ 박병호(33ㆍ키움)도 240표(득표율 69%)를 받으며 개인 통산 5번째 골든글러브(1루수)를 수상, 팀 최다 수상 기록(종전 강정호 4회)을 새로 썼다. 박병호는 올 시즌 공인구 교체 등으로 리그 홈런 개수가 크게 줄었지만, 33개의 홈런(1위)을 쳐내며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박병호는 식전 인터뷰에서 “올해 잔부상이 많았다”면서 “민첩성을 기르기 위해 최근 전신 운동 위주의 웨이트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손혁 신임 감독에 대해서는 “투수 코치 시절부터 친하게 잘 지냈다”면서 “아직 깊은 얘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여전히 잘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맹활약하고도 수상에 실패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29ㆍKT)는 올해 가장 치열했던 외야수 부문에서 187표(53.9%)를 얻으며 아쉬움을 떨쳐냈다. 이로써 키움은 박병호와 김하성(24ㆍ유격수), 이정후(21), 제리 샌즈(32ㆍ이상 외야수)까지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지명타자 부문은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31)가 가져갔다.
이밖에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은 박종훈(28ㆍSK)이, 페어플레이상은 채은성(29ㆍLG)이, 골든포토상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낸 투수 배영수(38ㆍ두산)가 받았다. 또 공로패는 야구 원로 백인천씨가, KBO 마케팅상은 LG 트윈스가 수상했다.
한편 올 시즌 맹활약했던 강백호(20ㆍKT)는 후보 102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강백호는 116경기에서 타율 0.336(5위)에 13홈런, 6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1(6위)를 기록했지만, 후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후보에 오르려면 야수는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 이상 수비해야 하고, 지명타자는 297타석을 채워야 한다. 강백호는 그러나 외야수로 617.1이닝을, 지명타자로는 180타석을 소화했다. 시즌 중반 손바닥 부상으로 43일이나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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