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직전 가까스로 멈춘 與野… 패스트트랙 시한폭탄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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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직전 가까스로 멈춘 與野… 패스트트랙 시한폭탄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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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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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예산안 심사 참여 실리, 민주당 민생법안 통과 명분 챙겨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심재철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던 여야가 9일 일단 멈춰 섰다. ‘내년도 예산안ㆍ비쟁점 법안 정기국회 내 처리’라는 최소한의 국회 정상화 요건에 합의하면서다. 충돌이 예상됐던 국회 본회의에 앞서 치러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내 비주류인 심재철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돼 필리버스터(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 방침을 조건부 철회한 게 일단 컸다.

그렇다고 여야의 충돌 여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첨예하게 갈등을 빗고 있는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법안을 두고 여야는 여전히 물러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정기국회 회기(10일) 내에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는 했지만, 향후 진행될 여야 협상에서 한국당이 ‘4+1’(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충돌은 10일 이후 열릴 임시국회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 새 원내대표 등장에 협상 모드 급반전

이날 오전 9시 시작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심재철 원내대표-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신임 원내지도부로 선출되면서, 그 동안 닫혔던 여야의 협상 테이블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직후인 낮 12시부터 1시간 40분 동안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며 합의안을 도출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예산결산위원회 간사가 민주당 간사와 함께 예산안 심사 논의에 착수하고 △한국당이 본회의 안건에 신청했던 필리버스터를 의원총회 동의를 거쳐 철회하는 중재안 덕분이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를 곧바로 소집, 지난번 본회의 안건에 대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후 4시 소집된 한국당 의총에서 문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성급하게 받아 들인 게 아니냐’는 당 내 목소리가 나오자 기류가 변했다. 심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엔 “예산안이 합의 처리될 거라는 기대를 갖고 합의를 했었다”며 “합의가 제대로 될지, 안 될지는 협의하고 있는 예결위 간사들에게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3당 간사 간 협의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경우 다시 합의를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갈등 봉합? 선거법 두고 또 충돌할 수도

이날 극적 타협은 여야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타협 덕분에 ‘정기국회 내 민생법안 통과’라는 집권여당의 의무를 다할 수 있었다. 또 ‘게임의 룰’인 선거법 개정안 협상 테이블에 한국당이 참여할 기회를 줌으로써 명분도 챙겼다. 한국당 입장에선 예산안 심사 과정에 다시 참여하는 실리를 얻었다는 평가다.

하지만‘강 대 강’ 충돌의 불씨는 여전하다. 특히 쟁점인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안을 두고 여야는 내용적 합의를 전혀 이루지 못한 상태다. 심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관련)수정안을 제시하면 살펴본 후 대응하겠다”면서도 “만일 협상이 잘 안되고 공수처법이 원래의 괴물 모습 그대로라면 차라리 밟고 넘어가겠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도 반대”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공들여 만들어낸 ‘4+1’ 협상안을 한국당이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다른 제안을 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일 이후에도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유보할지는) 내일 추가로 협상이 진행되면, ‘4+1’ 내에서 공유하면서 판단할 것”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신설 등에 관해 이야기가 시작되면 얼마든지 협상하고 합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결사 반대를 외치던 한국당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지 않을 경우, 한국당을 배제하고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한 셈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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