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3)씨가 지난 8월 국립 5ㆍ18민주묘지를 참배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광주를 찾아 5ㆍ18민주화운동 유공자에게 사죄의 말을 전했다.
6일 오월어머니집 등에 따르면 재헌씨는 전날 오후 2시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등 일행 서너 명과 함께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다. 재헌씨 일행은 사전에 연락도 없이 방문한 터라 당시 오월어머니집에 머물러 있던 정현애 이사장 등 오월어머니집 관계자 2명과 3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갔다. 정 이사장은 1980년 5월 당시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속수감됐던 5ㆍ18 유공자다.
재헌씨는 이 자리에서 “아버지께서 직접 광주 비극에 대해 유감을 표하셔야 하는데 병석에 계셔서 여의치 않다. 아버지를 대신해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아 찾아왔다.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헌씨는 앞서 8월에도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을 참배했다. 당시 재헌씨는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ㆍ18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 분들께 사죄 드리며 광주 5ㆍ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남겼다. ‘5ㆍ18 피고인’으로 처벌받은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가운데 광주를 찾아 5월 영령에게 사죄한 이는 재헌씨가 처음이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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