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에 미친 남자’ 책 펴낸 구종상 동서대 교수

구종상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콘텐츠에 미쳐 평생을 살아왔고, 남은 시간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소망”이라며 “우리나라와 부산이 제대로 된 문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에 미친 남자가 ‘콘텐츠에 미친 남자’라는 책을 최근 냈다. 구종상(59) 부산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얘기다. 그는 “예를 들어 그릇이 있으면 그 안에 채우는 내용물이 콘텐츠인데, 내용물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요강이 될 수도 보석함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구 교수는 “한 나라나 도시 안에 어떤 콘텐츠가 있는가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면서 “랜드마크도 중요하지만 문화 콘텐츠가 어떠냐에 따라 나라와 도시의 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콘텐츠에 미친 남자’라는 자전에세이에서 “콘텐츠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그 개발가치를 느낄 때마다 이 분야에 대한 안목과 개념을 달리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90년대 초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것이 한류, K콘텐츠의 시발점이라고 했다. 구 교수는 “그 이후 ‘대장금’, ‘태양의 후예’ 등이 줄줄이 해외 시장에서 각광을 받았고, ‘뽀로로’와 지금의 방탄소년단(BTS)까지 영역을 넘나드는 K콘텐츠가 세계를 석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 쇠퇴에다 부존 자원도 없는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것은 창의적 역량이고, 이것을 문화 콘텐츠 개척과 연결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고 했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연구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코리아콘텐츠협의회 회장 등을 지내면서 K콘텐츠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자리를 잡고, 부일영화상이 부활하고, 해운대 영화의전당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에 구 교수의 큰 역할이 빠지지 않았다.

12년 동안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이끌어 온 부산콘텐츠마켓(BCM)은 2007년 80억7,375만원이던 거래금액이 2015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각종 영상, 영화 등의 콘텐츠를 사고 팔기 위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세계적 콘텐츠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구 교수는 “위원, 회장, 이사, 위원장 등 퍼뜩 생각나는 직책만 30개가 넘는다”면서 “그런 자리를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혼신의 힘을 다하고, 일 욕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직책을 맡은 만큼 각종 포럼이나 조직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자비로 떠맡아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는 “2003년 부산영상포럼을 만들고 만 7년 뒤에 남은 건 카드 돌려막기로도 감당 못할 빚이었다”며 “아내에게 ‘당신 딴살림 차렸어요?’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사실 콘텐츠와 딴살림을 차린 셈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우리나라도 콘텐츠와 관련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구 교수는 “중국 시안(西安) 하면 산과 호수를 무대로 한 엄청난 규모의 공연인 ‘장한가’, 영국 하면 ‘해리포터’라는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연상이 된다”면서 “한국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변하지 않고 오래가는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메이드 인 코리아, 메이드 인 부산 또는 메이드 인 광주 등 독자적이고도 창의적인 문화 콘텐츠를 채우지 않고서는 쉽게 잊혀지고, 알려지지도 않는 그런 ‘그릇’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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