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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글 불교 경전 현대 국어로 새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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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글 불교 경전 현대 국어로 새 단장

입력
2019.12.04 16:31
수정
2019.12.04 20:5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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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두천시 자재암에 보관 중인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보물1211호). 운허기념사업회 제공
경기 동두천시 자재암에 보관 중인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보물1211호). 운허기념사업회 제공

조선시대에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을 한글로 번역한 ‘반야심경언해’를 현대 국어로 풀어낸 책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올해 5월부터 5개년 계획으로 조선시대 언해로 발간한 불전을 현대 국어로 바꾸는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운허기념사업회 언해불전연구소는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15세기 언해불전 전산화 및 역해사업’ 결과물인 반야심경언해의 완역 발표회를 연다. 반야심경언해는 세종의 유훈에 따라 세조가 1462년부터 1482년까지 당대 최고 학자들을 동원해 반야심경을 훈민정음으로 풀이한 것이다. 현재 남은 반야심경언해는 총 3권으로 경기 동두천시 자재암에 보관 중인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보물1211호)를 토대로 했다. 연구소 측은 언해불전이 한자로 쓴 불전의 어려운 용어들을 쉽게 이해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緣起ㆍ모든 현상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생기는 상관관계라는 뜻)’를 언해불전에서는 ‘붙어서 일어나다’라고 돼 있다. 오윤희 언해불전연구소 소장은 “한자어를 쓰면 의미가 모호하지만 우리말을 쓰면 의미가 아주 쉽게 다가온다”라며 “이런 게 언해불전의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언해불전에는 반야심경 원문뿐 아니라 주석과 해제에 대한 번역도 실려 있다.

15세기에 쓴 ‘반야심경언해’를 현대 국어로 바꾸는 작업에 참여한 선우(왼쪽부터) 스님, 오윤희 언해불전연구소 소장, 현진 스님, 권태영 운허기념사업회 실장 등이 3일 서울 삼청동에서 반야심경언해 설명회를 열었다. 강지원 기자
15세기에 쓴 ‘반야심경언해’를 현대 국어로 바꾸는 작업에 참여한 선우(왼쪽부터) 스님, 오윤희 언해불전연구소 소장, 현진 스님, 권태영 운허기념사업회 실장 등이 3일 서울 삼청동에서 반야심경언해 설명회를 열었다. 강지원 기자

연구소는 이번 언해불전 번역 작업이 백성을 생각한 세종의 업적을 되새겨보는 데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선우(언해불전연구소 사업단장) 스님은 “세종이 불교를 억압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세종은 유학과 과학, 언어는 물론이고 불교에도 매우 조예가 깊었다”라며 “세종은 백성이 언해를 익히고 언해로 된 부처님 가르침을 익혀서 평화롭게 살기를 바랐다”고 주장했다.

6일 운허기념사업회 언해불전연구소가 출간하는 책은 조선시대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을 우리말로 옮긴 ‘반야심경언해’를 현대 국어로 풀어낸 것이다. 운허기념사업회 제공
6일 운허기념사업회 언해불전연구소가 출간하는 책은 조선시대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을 우리말로 옮긴 ‘반야심경언해’를 현대 국어로 풀어낸 것이다. 운허기념사업회 제공

언해불전 전산화 작업

도 진행하고 있다. 오윤희 소장은 “언해불전에는 핵심 내용을 추린 도표가 있어 이를 토대로 온라인에서 클릭만 하면 쉽게 내용을 열어볼 수 있도록 전산화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불전을 연구하는 학자와 불경을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좀 더 쉽게 자료를 접할 수 있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반야심경언해 전산화본 및 역해본 작업을 최종 마무리하는 대로 금강경 언해를 우리말로 풀어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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