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 최완규, ‘스베누’ 창업 BJ 출신 황효진 등도 포함
신규 공개자 체납액 총 5조4,073억원… 개인 최고액은 1,632억원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으로 지탄을 받았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세월호 선사였던 청해진해운의 김한식 전 대표가 국세청의 고액ㆍ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기 드라마 작가인 최완규씨와 신발 브랜드 창업으로 유명세를 탔던 황효진 전 스베누 대표도 세금을 내지 않아 명단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4일 이들을 포함한 신규 고액ㆍ상습 체납자 6,838명(개인 4,739명, 법인 2,099개)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명단 공개 대상은 1년 이상 체납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로, 이들의 총 체납액은 5조4,073억원이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홍영철씨(부가가치세 등 1,632억원), 법인은 수도권 소재 건설업체 코레드하우징(근로소득세 등 450억원)이다.
올해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종합부동산세 등 56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 전 회장은 2011년 비자금 조성, 탈세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이 확정됐다. 그는 뉴질랜드로 출국해 살다가 2014년 3월 귀국한 뒤 “벌금 낼 돈이 없다”며 하루 5억원씩 벌금을 탕감 받는 구치소 노역을 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 전 대표는 종합소득세 등 8억7,500만원을 체납했다. 김 전 대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대법원에징역 7년형을 선고 받았다.
드라마 ‘주몽’ ‘올인’ ‘아이리스’ ‘구암 허준’ 등의 극본을 쓴 최 작가는 양도소득세 등 13억9,400만원을 체납했다. 그는 지난해 사기,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던 유명 인터넷방송인(BJ) 출신으로 스베누를 창업한 황 전 대표는 부가가치세 등 4억7,600만원을 내지 않았다.
해외 도피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체납자 명단에서 빠진다. 국세청 관계자는 “명단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 체납 사실은 살아있다”며 “체납액 징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고액 체납자에 대한 재산 추적조사를 통해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 최근엔 입장료 등을 현금으로만 받는 수법으로 개별소비세를 체납한 골프장을 현장 수색해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현금, 사업용 계좌 등 약 1억원을 징수하고 이후 소송, 조세범칙조사 등을 통해 55억원을 추가 징수했다. 본인 명의 부동산을 전부 처분하고 세금 수십억원을 체납한 체납자에 대해서는 분재 수집이 취미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체납자의 실거주지, 비닐하우스 등을 확인해 수십억원 상당의 분재 377점을 압류했다.
강민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악의적 체납자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전국 세무서에 체납업무 담당 조직을 신설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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