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선거법 개정안, 검찰개혁 법안, 민생법안 순으로 우선 가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빼고 ‘4+1’ 공조 강화를 통한 ‘임시회 표결’ 전략을 택할 경우 뜨거운 감자는 ‘법안 상정의 순서’다. ‘선거법 선(先)처리’ 전략이 현재로서 가장 유력하나, 정치적 부담이 아예 없는 상태는 아니다.

우선 당내에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국회 본회의 안건 상정 순서는 △예산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선거개혁안 △패스트트랙 검찰개혁안 △민생법안 등의 순이다.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닌 예산안을 우선 처리한 뒤, 한국당의 반대가 가장 극심한 주요 패스트트랙 법안을 표결에 붙이고 나면, 이후 남은 법안들에 대해 한국당이 굳이 계속 필리버스터 전략을 고수할 명분이나 당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 상황이 벌어진다는 가정 하에 민주당이 이 순서로 법안을 상정하려면 임시회를 여러 번 열어야 한다. 대체로 예산안 통과→선거법 개정안 상정→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시작→12월 10일 정기국회 회기 종료로 인한 필리버스터 중단→이후 첫 임시회에서 선거법 개정안 표결→이 임시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상정→공수처법에 대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시작→다음 임시회에서 공수처법 표결 등의 패턴으로 상황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당이 ‘민생 법안 발목잡기’를 한다는 비난의 한가운데 선 상황에서 여당도 민생 법안보다 주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앞세운다는 공세에 대처해야 한다는 부담은 남는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도 민생 법안을 선거법 개정안보다 앞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치원 3법을 대표 발의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치원 3법을 위해 이기적인 정치인이 되겠다”며 “선거법이 (먼저) 통과되면 한국당은 난리를 피울 것이다. 국민적 논란을 만들지 말고 유치원 3법을 먼저 통과시켜 국민적 박수를 받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선택은 차후에 선거법 통과를 완벽히 담보할 수 없는 데다, 선거법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 ‘4+1’공조를 유지해 각 법안들을 가결시키는 전략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 경우 여권과 청와대가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공수처법의 통과 시나리오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다. 현실적으로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발등의 불인 선거법 처리를 후순위로 두기가 여의치 않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상정 순서에 대해) 논의를 계속 하고 있다”며 “대표 발의자와도 논의하고, 원내 전략 측면에서도 논의 중이다. 어떤 순서로 해야 가능할지, 적정 시간과 순서에 대해 계속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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