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미 차관보 “한국 능력 기하급수적으로 성장”

정은보 대사 “기존 틀 변함 없어야”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오른쪽)가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된다. 4일까지 이틀 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3차 회의(11월 18일, 19일) 결렬 뒤 불과 2주만에 열린 것으로 ‘연내 협상 타결’이라는 공통의 목표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미 양국의 입장은 표면적으로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 ‘기존 틀 내의 합의’를, 미국은 ‘위상이 달라진 한국의 더 많은 동맹 기여’를 강조하면서 협정 갱신 시한(12월)을 코앞에 둔 시점에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 측은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내년으로 협상이 넘어갈 여지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물러서지 않고 있는 미국 내 기류는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발언에서 확인됐다. 4차 회의 전날인 2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주관으로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한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한 질의에 “(나는) 한국에서 두 번 일본에서 두 번, 총 6년 간 근무했다”면서 1980년대 처음 한국과 일본에서 근무한 이후 “양국은 도전에 나섰고 그들의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exponentially)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더 많은(further) 협력 기회를 본다”며 “그리고 우리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협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본다”고 덧붙였다. “부자 나라인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에 더 많이 보태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빼 닮은 발언이다.

반면 한국 측 협상 대표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는 “기본적으로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전히 갖고 있다”며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4차 협상을 위해 이날 워싱턴에 도착한 정 대사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이며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한반도 방어에 드는 비용 항목을 신설해 기존(약 9억 달러)의 약 5배인 50억달러에 육박하는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인건비 △군사 건설비 △군수지원비 항목 등 기존 SMA 합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국의 국방전문매체인 디펜스뉴스에 기고문을 내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공평한 수준에서 한미가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평택의 주한미군 주둔기지인 험프리스 기지 건설과 미국산 무기 구매 등을 언급하며 한국이 이미 분담금 이상의 금전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내비쳤다.

협상 마감 시한이 코앞에 닥친 만큼 양측 모두 조기 결렬된 3차 회의보다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입장 차가 워낙 큰 탓에 연내 적절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공산도 없지 않다. 정 대사는 이와 관련, “원칙적으로는 연말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완결이 될 것이냐 하는 것은 협상 진행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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