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서초서 압수수색해 확보… 극단적 선택 경위 등 살필 듯 
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해 8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드루킹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여겨졌던 A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위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A 수사관이 남긴 휴대폰을 확보했다. 검찰은 휴대폰 분석을 통해 △A 수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위와 △그가 문제의 시점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보관돼 있던 A 수사관의 휴대폰과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 등을 압수했다.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에 따른 집행이었다. A 수사관은 전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그의 휴대전화 등이 유류품의 형태로 서초경찰서에 보관되어 있었다.

통상 변사사건에서 검찰이 사망자 유류품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변사사건은 주요 사건으로 분류돼 초기 단계부터 검찰 수사지휘를 받는 만큼, 어차피 검찰로 넘어올 증거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서둘러 휴대폰을 확보한 것은 A 수사관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 경위를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선 검찰은 휴대폰 분석을 통해 그가 최근 누구와 통화했는지, 어떤 내용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를 확인하고, 그가 어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특정인이나 기관 등이 A 수사관에게 특정 진술을 강요했는지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사망 경위 확인과 더불어, 검찰이 A 수사관의 휴대폰을 분석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단서를 찾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날 휴대폰을 압수수색한 부서가 변사사건을 지휘하는 형사부가 아니라,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공공수사2부라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자살 사건에서 사망자 소지품은 가족의 동의를 통해 임의제출 받는다”며 “별도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한 것은 변사 사건 외에 다른 수사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A 수사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별도로 운영한 특별감찰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김기현(60) 전 울산시장과 주변인 관련 첩보를 수집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울산경찰청으로 첩보가 내려가기 전인 2017년 10월 울산경찰청을 미리 찾은 바 있어, 하명수사 의혹을 풀어줄 키맨으로 지목됐다.

A 수사관 주변인들은 그가 숨진 당일인 1일 검찰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부담을 느낀 것이 △검찰의 수사에 압박을 느꼈기 때문인지 △과거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할 때 있었던 일 때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권과 검찰 쪽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휴대폰 분석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가 밝혀지면, 이 사건을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봐야 할지, 하명수사 의혹이 실재한 것으로 봐야 할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한 점의 의문도 없도록 밝히는 한편,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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