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 허 부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이후 푹 총리와 별도의 면담 자리를 가졌다. 면담은 베트남 총리실 측에서 국내 기업인들에게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서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현대차그룹에서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이 동석했으며,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등도 함께 자리했다.
면담에서는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확대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푹 총리는 삼성전자 측에 스마트공장, 부품 투자 확대를 적극 권유했다고 전해졌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이날 푹 총리가 이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베트남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추가 설립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푹 총리는 “삼성이 생산과 수출, 성장을 유지하면서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삼성의 성공은 곧 베트남의 성공으로, 삼성이 계속 발전해서 베트남이 모든 측면에서 삼성의 세계 최대 전략 생산거점이 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 베트남 법인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삼성과 베트남 기업간 관계는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로부터 지원 받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27일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과 함께 청와대가 주최한 베트남 총리 초청 만찬에도 참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푹 총리와 만나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대 생산 기지인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공장을 두고 있으며 베트남 공장의 스마트폰 연 생산량은 약 1억5,000만대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달한다.
푹 총리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도 적극적인 베트남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서비스 1위 업체인 ‘그랩’에 투자하는 등 현지 승차공유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향후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 질문에 “(면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포럼 개회사를 통해 “베트남은 신흥국 중에서도 독보적 성장세를 보이는 ‘별 중의 별’”이라며 “향후 2,3년 안에 양국간 교역 1,000억달러(약 117조7,000억원) 시대를 열자”고 강조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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