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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의 하이킥] 음원 사재기, 처벌 어렵다면? 원천차단 위한 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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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의 하이킥] 음원 사재기, 처벌 어렵다면? 원천차단 위한 노력들

입력
2019.11.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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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산업 단체들이 ‘건전한 음원·음반 유통 캠페인’ 윤리 강령 선포식을 가졌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제공
음악 산업 단체들이 ‘건전한 음원·음반 유통 캠페인’ 윤리 강령 선포식을 가졌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제공

음원 사재기가 계속해서 가요계의 문제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획사, 유통사, 음악 산업 단체, 플랫폼, 관계부처 모두가 협업해 음원 유통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중은 아직 음원 차트 또는 일부 노래와 가수들에 대한 의혹을 갖고 있는 상태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가요계 신뢰 회복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음원 사재기 행위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리스너와 업계 관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음원 사재기를 비판하고, 일각에선 브로커의 존재도 언급하고 있지만, 의혹 만으로 특정 곡들을 음원 사재기 행위라며 단정짓기에는 명분과 이유가 모두 부족하다. 지난 24일 박경은 일부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지만, 여기 언급된 가수들은 모두 "음원 사재기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강경한 법적 조치에 나섰다. 바이브와 송하예는 박경에 대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바이브와 송하예가 억울한 오해를 풀고, 박경도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음원 사재기 행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콘텐츠진흥원 콘텐츠공정상생센터가 지난 8월 음원·반 사재기 신고 창구를 개설하는 등 제재 방안을 마련했지만, 음원 사재기 행위에 대해 규정하는 것 자체가 모호하다면 이 같은 처리 철자의 시행도 어려워진다.

음원 사재기 행위를 원천 차단하려면 구조적인 변화와 자정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난 22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함께 '건전한 음원·음반 유통 캠페인 윤리 강령 선포식'을 열었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측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많은 기획사, 가수, 작곡가들이 건전한 음원 유통 시장을 만들기 위한 의욕을 갖고 있다.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윤리강령 선포도 음악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원 플랫폼도 건전한 차트를 위한 구조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멜론, 지니, 벅스, 소리바다, 플로 로고
음원 플랫폼도 건전한 차트를 위한 구조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멜론, 지니, 벅스, 소리바다, 플로 로고

이와 함께 구조적인 변화도 발을 맞춰야 노력이 빛을 볼 수 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측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음원 사재기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찾는 게 방법이 될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부 음원의 상승세 추이가 바이럴 마케팅 덕분인지, 음원 사재기 행위인지는 기술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플랫폼들도 이 같은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음원 사재기 논란이 있기 전부터 계속해서 차트의 공정성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이를테면 모니터링을 통해 비정상적인 이용 패턴을 보이는 계정을 홀딩하고, 소명 자료를 받는 등,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정리하며 구도화해왔다. 꼭 음원 사재기 이슈 때문이 아니더라도, 차트의 공신력과 이용자 분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정책을 강화 및 구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측 관계자는 이어 "조사 과정 등에서 문화체육관광부나 콘텐츠진흥원 측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음원·반 사재기 신고 창구와의 협업도 소개했다. 또한 "차트 반영 가이드 정책을 공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내부 기준이 많지만, 브로커들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 공개하기 어려운 점은 양해 바란다"고 언급했다.

기획사들은 이런 개선 방안에 어떻게 동참하고 있을까. 한 가요 관계자는 "여러 가지 논의가 많지만 현재로서 음원 차트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순위 만큼 리뷰창도 신경 쓰고 있다. 아무리 1위곡이라도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면 요즘에는 네티즌이 더 잘 안다. 단순히 1위곡이 아닌 인정받는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음원 사재기가 이슈화된 지금이 불공정 행위 근절을 위한 최적의 때일 수 있다. 음원 사재기에 대한 규정 및 처벌이 어렵다면, 행위 자체를 차단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이처럼 많은 주체들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의 공통된 취지 역시 '건전한 음원 유통'이다. 이런 노력이 이상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차트와 가요계도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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