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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판매수수료 알고보니 40%… 결국 소비자만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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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판매수수료 알고보니 40%… 결국 소비자만 ‘봉’

입력
2019.11.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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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매출액 조정 새 산정방식 적용 

CJ오쇼핑이 중소기업 납품업체들로부터 40%에 육박하는 판매수수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CJ오쇼핑 제공
CJ오쇼핑이 중소기업 납품업체들로부터 40%에 육박하는 판매수수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CJ오쇼핑 제공

일부 TV홈쇼핑업체들이 납품업체로부터 40%에 육박하는 판매수수료를 받으면서도 매년 이를 축소해 발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업체들이 1만원어치를 팔면 홈쇼핑업체들이 4,000원을 수수료로 챙긴 셈인데, 과도한 판매수수료는 상품 단가 인상의 요인이 돼 결국 소비자 부담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정부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7개 홈쇼핑업체의 작년 판매수수료율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해 온 홈쇼핑 판매수수료율이 실제보다 낮다는 문제 제기(한국일보 5월 30일자 1면)에 따라 과기부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판매수수료율 산정 방식을 개선한 뒤 집계한 첫 수수료율이다.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그래픽=강준구 기자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그래픽=강준구 기자

정부 자료에 따르면 CJ오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은 2016년 33%, 2017년 32.1%에서 지난해 36.1%로 높아졌다. GS홈쇼핑도 2016, 2017년 각각 28.7%, 28.8%였던 수수료율이 지난해엔 30.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32.1%, 31.9%였던 NS홈쇼핑의 수수료율은 2018년 39.1%로 전년대비 무려 7.2%포인트나 급등했다. 2016~17년 비슷하게 유지되던 수수료율이 지난해 크게 높아진 것은 정부의 판매수수료율 산정 방식 개선에 따른 것이다.

홈쇼핑업체들은 납품업체의 물건을 판매한 다음 일정 금액의 판매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데, 전체 상품 매출액에서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판매수수료율이다. 판매수수료율이 높을수록 홈쇼핑 업체 수익이 늘어나지만 납품업체 수익은 줄어든다.

그런데 일부 홈쇼핑 업체들이 매출을 부풀려 신고하는 방식으로 판매수수료율을 축소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홈쇼핑 업체들이 받은 판매수수료를 매출액(상품판매 총액)으로 나눠 판매수수료율을 계산해왔다. 그런데 홈쇼핑 업체들은 지난 수 년 간 상품판매 총액에 정액수수료를 합친 금액을 매출로 신고했다. 분모가 커진 만큼 판매수수료율은 낮아질 수 밖에 없어 업계에서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과기부와 공정위는 올해부터 정액수수료를 뺀 상품판매 총액만 매출로 신고하도록 조치했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빅5’ 홈쇼핑 업체들은 중소기업 납품업체를 상대로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 상품 판매수수료율은 CJ오쇼핑이 39.7%에 달했고 GS홈쇼핑(35.3%), NS홈쇼핑(35.2%), 현대홈쇼핑(34.4%), 롯데홈쇼핑(29.3%)의 순이었는데, 전체 상품판매수수료율보다 중소기업 상품 판매수수료율이 더 높았다.

과도한 판매수수료는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게 문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월 홈쇼핑업체 재무현황을 분석하며 “홈쇼핑사가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부과하면 중소 납품업체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결국 판매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홈쇼핑사와 수년 간 거래해 온 한 납품업체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인식 때문에 홈쇼핑을 이용하는데 홈쇼핑 업체들이 물건 값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수수료로 가져간다는 걸 알면 소비자들이 과연 그 제품을 사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수수료율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앞으로 재승인 시 판매수수료율 심사를 강화하겠다”며 “판매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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