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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콩 민주진영 압승… “행정장관 직선제 쟁취해야 시위대 멈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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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콩 민주진영 압승… “행정장관 직선제 쟁취해야 시위대 멈출 것”

입력
2019.11.25 18:00
수정
2019.11.25 19: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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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 상푸, 구의원 선거 이후 홍콩 정국 전망

홍콩 정치평론가 겸 변호사인 상푸 씨가 25일 홍콩섬 완차이의 카페에서 구의원 선거 이후 정국 전망에 대해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홍콩 정치평론가 겸 변호사인 상푸 씨가 25일 홍콩섬 완차이의 카페에서 구의원 선거 이후 정국 전망에 대해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홍콩의 정치평론가 겸 변호사인 상푸(桑普ㆍ44) 씨는 25일 “민주진영의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고, 5대 요구사항 중 행정장관 직선제까지 이뤄내야 시위를 멈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캐리 람 장관이 당장 경질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중국 친위세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진영의 압승을 예상했나.

“예상 밖의 큰 승리다. 민주진영이 선거에서 380석 이상 차지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침묵하던 대다수가 이번 선거를 통해 각자의 소신을 똑똑히 보여줬다. 투표 결과에 담긴 민심은 바로 5대 요구사항을 지지한다는 의미다. 또 경찰의 폭력 진압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정부에게 달렸다.”

-6개월간 지속된 시위는 어떻게 될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시민들이 정부에게 먼저 기한을 주고 정해진 시간 안에 5대 요구사항에 응답하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정부가 제대로 응하지 않으면 더 큰 시위로 번질 수 있다. 아니면, 시위 운동가들은 간헐적으로 계속 시위에 나서고, 서로 번갈아 가며 시위대의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다. 시위대도 힘이 빠졌지만, 정부와 싸우는 건 한계도 없고 마침표도 없는 일이다. 어떤 식으로든 계속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선거 승리 이후 시민들은 무엇을 요구할까.

“5대 요구 가운데 아직 남아있는 △폭도 규정 철회 △체포자 석방 △독립조사위 구성 △행정장관 직선제가 민주진영의 가장 큰 목표다. 일각에서는 홍콩의 독립이나 홍콩 임시정부 설립을 주장한다지만 대부분 시민의 의견은 5대 요구가 전부다. 직선제까지 달성하고 나면 시위를 더 할 필요가 없다.”

-당선된 구의원들은 무엇을 먼저 할까.

“오후 4시에 민주파 당선 의원들이 이공대 안에 고립돼 있는 학생들을 구하러 갈 것이다(이날 인터뷰는 12시쯤 진행됐다). 정부가 시위대를 진압하러 세금을 많이 낭비하는 것도 시민들을 대신해 차단할 예정이다. 현재와 같은 민주진영의 힘이라면, 직선제를 관철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투표인 내년 입법회(우리의 국회) 의원 선거를 좌우할 수 있다.”

-홍콩 정부의 대응은.

“스트레스가 많아 더 억압적인 정책을 펼 수 있다. 아니면 중국 국가안전부를 통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지도 모른다.”

-캐리람 행정장관의 거취는.

“람 장관의 권력은 시민이 준 게 아니다. 중국 공산당이 그를 임명했다. 그래도 당장 경질할 것 같지는 않다. 내년에도 람 장관은 계속 자리를 지키지 않을까.”

-중국은 어떻게 나올까.

“중국은 홍콩에 있는 연락사무소가 역할을 잘 못했다.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들 중 일부는 잘릴 것이다. 친중파 세력과 중국의 외곽단체들도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혹시 한국에 바라는 점이 있나.

“홍콩과 한국은 민주화의 발걸음이 비슷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우리의 심정을 잘 헤아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안다. 중국의 억압에 맞서 함께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홍콩=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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