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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심, 反中 택했다… 민주진영 86%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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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심, 反中 택했다… 민주진영 86% 압승

입력
2019.11.25 17:15
수정
2019.11.25 19:5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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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선거서 사상 첫 과반 의석

시위 6개월 만에… 친중파 13%로 몰락

홍콩 구의원 선거가 치러진 24일 낮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지미 샴 민간인권진선 의장이 출마해 당선된 신계지역 샤틴의 주민센터 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홍콩 구의원 선거가 치러진 24일 낮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지미 샴 민간인권진선 의장이 출마해 당선된 신계지역 샤틴의 주민센터 투표소 앞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광수 특파원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압승을 거뒀다. 반정부 시위 6개월 만에 거리 투쟁이 아닌 ‘민주주의의 꽃’ 투표를 통해 일궈낸 첫 승리다. 들끓는 홍콩 민심의 현주소를 확인하면서 행정장관 직선제를 포함한 시민들의 요구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25일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시위대와 뜻을 같이하는 민주진영은 전날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85.8%에 달하는 388석을 석권했다. 반면 친중(親中) 진영은 60석(13.3%)을 차지해 명맥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궤멸 수준으로 전락했다. 4년 전 선거에서 친중파가 절대 다수인 327석을 독식하고 민주진영은 118석에 그쳤던 상황을 완전히 뒤집은 결과다. 민주진영이 홍콩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투표율은 71.2%로 집계됐다. 2015년 투표율 47%에 비해 크게 높아진 역대 최고치다. 유권자 413만명 가운데 294만명이 투표에 참여해 220만명이 투표소로 몰렸던 2016년 입법회(우리의 국회)의원 선거 기록을 넘어섰다. 750만 홍콩 전체 인구 10명 중 4명이 투표소를 찾은 셈이다. 18개 지역 가운데 18석이 걸린 미니 선거구 레이다오(離島)에서만 친중 진영이 근소하게 우위를 지켰을 뿐, 다른 모든 지역 구의회를 민주진영이 탈환했다. 이로써 차기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1,200명 가운데 구의회 몫인 117명을 민주진영이 확보했다.

민주진영은 당초 투표율 목표를 64%로 잡았다. 하지만 등록 유권자가 4년 전에 비해 44만명 늘었고, 특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18~35세 젊은 유권자가 12.3%나 증가해 예상을 웃도는 폭발적 승리를 견인했다. 중국과 홍콩 정부는 시위를 ‘색깔혁명’으로 규정해 공세를 폈지만, 시민들은 ‘선거혁명’을 통해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한껏 존재감을 드러냈다.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범민주진영이 90%에 가까운 의석을 싹쓸이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겸허하게 열린 마음으로 시민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평화와 안전, 질서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5일 일본 방문 도중 “무슨 일이 있어도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홍콩에 혼란을 조성하거나 번영과 안정을 해치려는 어떤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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