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 자위대 F-15편대와 비행… 중ㆍ러에 ‘미일 안보협력’ 과시한 듯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기한 만료를 앞두고 긴박했던 지난 22일 밤 동해 상공에서 작전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해외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22일 밤 B-52H 전략폭격기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대한해협과 동해 쪽 일본 근해 등지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공중급유기인 KC-135R 1대가 이날 이들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B-52H가 대한해협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경계선을 따라 동해상으로 비행, 쓰가루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을 빠져나갈 때까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 F-15 편대도 함께 했다.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ㆍ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 전력’으로 꼽히는 대표적 전략 자산이다. 최대 31톤의 폭탄을 싣고 6,400㎞ 넘는 거리를 비행하는 장거리 폭격기로,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연료 재보급 없이 비행할 수 있는 거리)는 1만6,000㎞에 달한다.
B-52H의 한반도 인근 비행은 지소미아 기한이 만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시점을 앞두고 이뤄졌다. 당초 지소미아는 23일 0시를 기해 실효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한국 정부가 22일 오후 ‘조건부 연장’ 결정을 하면서 효력이 연장된 바 있다. 일각에선 이번 B-52H의 비행을 두고 ‘미국이 지소미아가 종료되더라도 미일 안보 협력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중국과 러시아 등에 과시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지소미아 종료시 일본 내에서 불거질 수 있는 안보 불안감을 잠재우고 미일 안보협력 의지를 드러내 보이려는 움직이란 해석도 없지 않다. 또 북한의 동해안쪽 기지와 관련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이나 신형 잠수함 건조 움직임을 정찰하는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B-52H와 KC-135R은 지난달 25일에도 대한해협과 동해 등지에서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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