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 위치한 한 가게 앞에서 정모씨(왼쪽)가 고양이를 살해하는 ‘경의선 고양이 살해사건’을 일으켰다. CCTV 캡처
 1. ‘경의선 고양이 살해범’ 징역 6개월… “생명존중 태도 없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동물학대 사건에 실형 선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2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7단독 유창훈 판사는 지난 7월 발생한 ‘경의선 고양이 살해사건’의 피고인 정모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집행유예 없는 실형을 선고받은 정씨는 법정 구속됐습니다. 경의선 고양이 살해사건은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키우고 있던 고양이 ‘자두’를 정씨가 바닥에 집어던지는 등의 폭력 행위로 죽인 사건입니다. 정씨는 사건 이후 5일 만에 경찰에 붙잡힌 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고인 정씨는 ‘길고양이인 줄 알았다’는 진술을 꾸준히 유지해 재물손괴의 고의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자두의 반려인 예모씨는 “자두는 자신의 고양이가 맞다”고 주장하며 증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또한 예씨는 자두가 예씨의 보호 아래 키워지는 반려묘라는 사실을 가게 앞 간판을 통해 알려왔다면서 정씨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자료에 담긴 의료기록, 고양이들을 위해 피해자가 마련한 거주 공간 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했을 때 고양이 자두는 피해자의 고양이가 맞으며, 피고인 또한 범행 전 이를 알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정씨의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실형을 내리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또한 법원은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과 범행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점도 참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의선 고양이 살해사건 피해자 예모씨가 법원에 제출한 증거 중 일부. 예씨는 가게 안에 반려묘들이 지낼 공간(오른쪽)을 마련해주고 펫 도어(Pet door, 파란색 원)도 설치해 고양이들이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그동안의 동물학대 사건은 재판에서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거나 징역형을 선고받아도 집행유예로 풀려나곤 했습니다. 특히 재물손괴나 점유이탈물횡령죄 등이 포함된다 하더라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17년 부산에서 이웃집 반려견을 훔친 뒤 건강원에 맡겨 개소주로 만든 ‘오선이 사건’의 가해자는 동물보호법 위반 및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실형 선고는 이례적인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PNR의 서국화 공동대표(법무법인 위공)는 “판결문에 ‘생명 존중’이라는 단어가 담겨 있고, 초범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데 신중한 법원에서 이런 판결이 나왔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만일 자두가 예씨의 보호를 받는 반려묘가 아니라 길고양이였다면 실형이 선고됐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최대 4년6개월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동물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에 비해 동물보호법 위반 단독으로는 최대 2년 징역형의 처벌밖에 내릴 수 없다. 비례적으로 봤을 때 살해당한 고양이가 길고양이였다면 실형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경의선 고양이 살해사건' 피해자 예모 씨가 판결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사건 피해자 예모 씨는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반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실형이 선고돼 다행”이라고 말했지만 형량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짧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예씨는 피고인이 항소할 경우 자신 역시 정씨의 형량을 늘려달라고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 “위탁 훈련을 맡겼던 반려견이 둔기에 맞아 죽었습니다” 
서모 씨의 반려견 '더치'가 지난 10월 25일 한 훈련사의 폭행으로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crystal_duri0404 인스타그램 캡처

위탁 훈련을 맡겼던 반려견이 훈련사가 휘두른 둔기에 맞아 죽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20일 오후, 반려견 ‘더치’의 반려인 서모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훈련사에게 위탁 교육을 맡겼던 반려견이 훈련사에게 맞아 죽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치는 개농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던 진돗개로 작년 4월부터 서씨가 입양해 키우고 있었습니다. 서씨는 지난 8월부터 더치가 예민한 행동을 보여 훈련소에서 위탁 훈련을 받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처음 서씨는 위탁 훈련을 생각하지 않았지만, 훈련사가 믿을 만하다고 여겨 훈련을 맡기게 됐다고 합니다. 서씨 또한 보호자 교육을 받으면서 더치와 함께 잘 지낼 방법을 모색해보려 했습니다.

개농장에서 구조된 뒤 작년 4월부터 서씨에게 입양된 반려견 '더치'는 지난 8월 훈련소에 위탁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 @ crystal_duri0404 인스타그램 캡처

서 씨는 지난 10월25일 훈련 중인 더치의 안부를 묻는 문자를 훈련사에게 보냈으나 답이 없어 직접 훈련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제서야 더치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더치의 상태를 확인하러 훈련소에 도착했을 때 더치의 사체는 이미 싸늘하게 식은 상태였다고 서씨는 전했습니다. 서씨는 더치가 어떻게 죽었는지 훈련사에게 물었으나 훈련사는 더치를 폭행한 사실을 부인했고, 서씨가 요구한 CCTV 영상 제공도 거부했습니다.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훈련사에게 서씨는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제서야 훈련사는 “발과 무릎 등으로 더치를 가격했고, 파이프 같은 둔기를 사용해 추가적으로 때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서씨는 출동한 경찰의 도움을 받아 CCTV 제공 동의서를 받아냈고, 더치의 사체와 CCTV 기기를 받아서 훈련소를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서씨는 가감 없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게시하면 피해 사실을 공개할 생각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서씨의 요구에 가해 훈련사의 가족 측은 “훈련사가 현재 타인을 가해하려는 충동이 생겨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강요에 의한 사과는 인권침해다”, “훈련소에서 개가 죽으면 보통 500만원 정도에 합의하고 공개 사과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등의 답변을 내놓아 SNS에 이 사실을 밝히게 됐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현재 서씨는 더치를 잃은 충격과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훈련소에 반려견을 보냈다는 죄책감으로 신경 안정제와 우울증 치료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씨의 어머니 또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 편두통약을 복용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민형사상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사실을 알려 현재 1,400여명의 시민들이 청원에 참여했습니다. 서씨는 이 사실을 반려인과 위탁업 종사자들이 알 수 있도록 누리꾼들의 공유를 부탁했습니다. 서씨의 글에는 3,000여명의 누리꾼들이 ‘슬프고 화난다’, ‘마음이 아프다’라면서 서씨를 향한 위로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도 서씨의 사연을 접한 뒤 서명운동에 돌입했습니다. 동물구조 전문단체 ‘동물구조 119’는 21일 가해 훈련사를 강력 처벌해달라는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서명을 취합한 뒤 경찰에 이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 “불법 개식용, 국민 기본권 침해한다” 헌법소원 제기돼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PNR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한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줄 왼쪽부터 PNR 서국화 공동대표, 청구인 최문희 씨, 카라 전진경 이사, 이상돈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동물권행동 카라 페이스북

동물보호단체들이 ‘불법 개식용 산업’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PNR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보신탕과 개 도살장은 위법 사항인데도 행정부가 ‘개 식용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헌법소원을 통해 ‘개 식용과 관련된 법률을 정비하지 않는 입법부의 부작위’와 ‘식품위생법에 따른 단속과 처벌을 하지 않는 행정부의 공권력 불행사’ 등이 헌법에 위반됨을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라와 PNR이 함께 준비하고 있는 헌법소원에는 2017년 부산에서 절도 당한 반려견이 건강원에서 개소주가 된 ‘오선이 사건’의 피해 반려인 최문희 씨 등 개식용 산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민 700여명이 청구인단으로 참여했습니다. 또한 개 식용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난해 5월 축산법상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자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이상돈 바른미래당 국회의원도 청구인으로 참여해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이 의원은 "(축산법 개정안은)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에서 검토를 해야 하는데 농해수위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논의 자체가 진행이 안 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2017년 부산에서 벌어진 '오선이 사건'의 피해자 최문희 씨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 헌법소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페이스북

이들은 식용견을 키우는 개농장, 개 도살장, 재래 개시장 등은 행정부에 의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동물학대를 목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개를 반려동물로 인식하는 일반 국민들의 행복 추구권 또한 침해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개농장 인근 주택이 매각되지 않아 발생하는 재산상의 손해, 개에게 급여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분뇨로 인한 악취 등 개 식용 산업이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복을 하루 앞둔 2017년 7월 21일 강원도 강릉시 외곽의 한 농촌 마을에서 개들이 트럭에 실려 팔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식품위생법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의 기준과 규격을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품공전’을 만들어 식품의 원료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세세하게 나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는 식품위생법과 식품공전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개를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근거가 없습니다. 또한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르면 도살은 허가받은 도살장에서 진행돼야 하는데, 개는 가축의 범위에 속하지 않아 허가받은 도살장에서는 개도살이 불가능합니다. 이를 근거로 단체들은 개 도살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헌법소원이 인용될 경우 식품위생법을 관리하는 식약처장과 축산물 위생관리법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위헌 판결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카라와 PNR은 현재 참여한 700여명의 헌법소원 청구인단 외에도 추가로 청구인단을 모집해 다음달 초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국화 PNR 공동대표는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청구하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했으면 한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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