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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 배기 ‘꼬마 엘사’ 드레스 빼입고… 고3 학생들 “초등생 때 봤던 기억 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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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 배기 ‘꼬마 엘사’ 드레스 빼입고… 고3 학생들 “초등생 때 봤던 기억 새록”

입력
2019.11.21 18:30
수정
2019.11.21 19:2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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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왕국2’가 사전 예매량 100만장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겨울왕국2’가 사전 예매량 100만장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가 개봉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에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꼬마 엘사’가 등장했다. 한껏 들뜬 ‘꼬마 엘사’는 레이스 망토를 나풀거리며 엄마 곁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꼬마 엘사’ 네 살 서빈이와 두 살 민후를 데리고 극장을 찾은 주부 이솔씨는 “한 달 전부터 아이들이 집에서 거의 날마다 ‘겨울왕국’을 반복해 보면서 주제가 ‘렛잇고’를 따라 불렀다”며 “아이에게 새 영화를 빨리 보여주고 싶어서 개봉일 오전 시간대를 예매했다”고 말했다. 아빠도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회사에 하루 휴가를 냈다고 한다. 이씨는 “아이 친구도 똑같은 드레스를 입고서 극장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다음주에는 어린이집에서 단체관람을 할 예정”이라고 웃음 지었다.

수능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도 서둘러 극장으로 향했다. 서울 성심여고 3학년 친구 사이인 최소아ㆍ차연진ㆍ김예솔양은 “여성 캐릭터가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그려져서 ‘겨울왕국’을 좋아한다”며 “새로 공개된 주제가도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겨울왕국2’는 아렌델 왕국으로 돌아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엘사와 안나 자매가 마법의 근원을 찾아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한층 강인해진 여성 캐릭터와 웅장한 서사, 화려한 시각효과로 눈길을 붙든다. 전 세계를 강타한 ‘겨울왕국’ 1편이 개봉했던 2014년 1월, 올해 고3 학생들은 당시 초등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있었다. 친구들과 아이맥스관 조조 상영을 관람하고 학교로 향한 고3 김모군은 “어릴 때 ‘겨울왕국’을 봤던 추억도 새삼 떠올랐다”며 “혹시 조조 상영을 놓칠까 봐 밤을 새우고 왔다”고 말했다.

엘사의 손 위에서 엘사와 마주보고 있는 불의 정령 부르니는 깜찍한 매력으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엘사의 손 위에서 엘사와 마주보고 있는 불의 정령 부르니는 깜찍한 매력으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전체 627석인 아이맥스관은 개봉일 오전 6시 40분 첫 상영부터 400석가량 들어찼다. 시야가 좋지 않은 맨 앞자리나 좌우 양쪽 끝자리 등 일부 좌석을 제외하고는 다 팔렸다는 뜻이다. 일반관도 주요 시간대는 좌석 판매율이 70~80%를 웃돌았다. ‘겨울왕국2’ 열풍에 일찌감치 박스오피스가 요동쳤다. ‘겨울왕국2’는 개봉 전날 오후 8시 사전 예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2018)와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이후 가장 많은 예매량이다. 사전 예매량 100만장 돌파는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최초다. 개봉일에도 실시간 예매율이 90%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있고, 예매량도 오후 6시 기준 100만명대다.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넘긴 유일한 애니메이션인 전편에 이어서 ‘겨울왕국2’도 1,000만 고지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개봉일은 평일이라 낮 시간에는 고3 학생과 대학생, 1인 관람객 등이 주로 극장을 찾았지만, 오후가 되면서 가족 관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CGV에서 이날 오후 6시 기준 실제 관람객 연령별 비율은 40대가 31%로 가장 높았고, 30대와 20대가 각각 30%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적인 사례와는 다른 양상이다. CGV 관계자는 “40대에서 높은 비율이 나타나는 건 어린 자녀들을 위해 표를 구입한 수요가 반영돼 있다”며 “주말에 가족 관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전체 관객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겨울왕국2’를 피하기 위해 경쟁작들이 개봉일을 조정하면서 극장가는 사실상 ‘겨울왕국2’ 천하다. 대부분 극장 시간표는 ‘겨울왕국2’로 도배돼 있다. 개봉일 오후 6시까지 전국 영화관에서 ‘겨울왕국2’를 상영한 횟수는 1만9,239회로 상영점유율이 65.7%에 달한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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