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난해 8월 27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심각한 부진에 빠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감독이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게 된 가운데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토트넘 팬들은 윙포워드 활용에 도가 튼 무리뉴 감독과 ‘에이스’ 손흥민(27)의 찰떡 궁합을 기대하고 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과 코치들을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토트넘은 리그 12경기를 치른 현재 3승5무4패(승점14점)로 20팀 중 14위에 처져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포체티노 감독이지만, 성적이 부진해지자 구단은 곧바로 칼을 빼 들었다.

팬들은 물론 현지 언론들까지도 A매치 휴식기 때 토트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는데, 결국 수뇌부는 감독 및 코치진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심각한 ‘번아웃’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에선 UCL 준우승 이후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보도를 내놓았고, 이번 시즌 부진이 계속되자 보드진과 불화를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포체티노 감독과 코치진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며, 그들은 늘 우리 구단 역사의 일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도 팀 동료 델레 알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포체티노 감독에 대한 마지막 감사 인사 글에 ‘좋아요’를 눌러 마음을 전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10월 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경기 중 전반 12분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토트넘은 같은 날 새로운 감독의 부임을 알렸다. 주인공은 주제 무리뉴 전 맨유 감독. 포르투와 첼시, 레알 마드리드, 인터밀란를 거치며 무려 25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등 성공가도를 달려온 무리뉴 감독이 휴식기를 마치고 토트넘의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

팬들은 자연스럽게 팀의 에이스 손흥민과 무리뉴 감독의 궁합을 기대하고 있다. 누가 감독으로 부임하더라도 이번 시즌 15경기 8골4도움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을 중용하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평소 손흥민을 높이 평가했던 무리뉴 감독이라면 더 큰 중책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 축구를 추구하는 무리뉴 감독 아래서 손흥민은 과거 첼시 시절 아르옌 로벤(35), 에덴 아자르(28) 같은 윙포워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토트넘이 맨시티를 꺾은 뒤 러시아 국영방송 RT에 출연해 “손흥민은 정말 위협적”이라며 “빠른 역습을 활용할 때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는 없다”고 극찬한 바 있다.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을 앞둔 5월엔 손흥민을 토트넘의 키 플레이어로 꼽으며 “그는 공격 속도도 빠르고 빠른 공수 전환으로 상대를 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맨유 재임 시절엔 뛰어난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손흥민을 탐내기도 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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