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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파인더] 서울 급등ㆍ지방 침체 아우성인데… 대통령은 “집값 안정”

입력
2019.11.20 20:30
수정
2019.11.21 01: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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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아크로리버파크 84㎡ 2년여 만에 21억서 34억

울산ㆍ창원ㆍ거제는 급락… 홍남기 “추가 조치” 시사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질문에 이 같이 자평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전국 집값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특히 지방 집값이 침체된 가운데, 서울 집값은 급등하면서 다수 국민에게 양극화로 인한 박탈감이 심한 상황이어서 “대통령이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였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취임 후 전국 집값 소폭 올라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부터 지난 2년 6개월간 전국 주택종합(아파트ㆍ단독ㆍ연립다세대) 가격지수는 99에서 100.3으로 소폭 상승했다.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11월 가격을 100으로 놓고 가격 변동 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전국 주택을 종합한 집값이 문 정부 임기 중 1% 남짓 올랐다는 의미로, 적어도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셈이다.

이는 양극화된 서울과 지방 집값을 평균 낸 수치다. 서울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5월 97.8에서 계속 올라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치인 106.8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올해 5월 105.9까지 떨어졌으나, 정부가 7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한 이후 8월부터 다시 올라 지난달 106.7로 역대 최고치에 다시 근접했다. 서울의 아파트값만 보면 2017년 5월 97.3에서 지난달 108.1로 올라 오름폭이 더 크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주택종합 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99.5에서 97.8로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울산과 창원, 거제 등은 80대까지 급락했다. 서울 집값은 급등하고, 지방은 급락해 전국 평균이 통계상 보합세를 보인 것을 문 대통령은 “안정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종합주택 매매가격. 신동준 기자
종합주택 매매가격. 신동준 기자

◇”국민 체감과는 다른 인식”

그러나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그간의 집값 상승세는 통계치보다 훨씬 가파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는 2017년 5월 21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34억원으로 12억5,000만원(58.1%) 올랐고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올해 8월 전용면적 84㎡가 16억6,000만원에 팔려 2017년 5월(9억4,000만원)보다 76.6%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은 2017년 5월 6억635만원에서 지난 10월 기준 8억7,525만원으로 44% 올랐다. 박근혜 정부의 4년간 28% 상승에 비해, 문재인 정부 2년 반 사이 상승률이 훨씬 높다.

경실련 관계자는 “서울 집값의 합이 전국 집값의 65%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서울을 제외한 지방 집값이 하락했다고 해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됐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부동산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참모들로부터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문 대통령이 “현재 방법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면 더 강력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날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1,500~1,600건의 고가주택 의심거래를 보고 있다”며 “결과를 본 뒤 필요시 2차, 3차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도 “이르면 이달 말 중간 발표할 부동산 현장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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