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장나라가 역대급 무음 통곡신으로 안방극장에 절절함을 선사했다.
장나라는 SBS 월화드라마 ‘VIP’에서 결혼 후 평범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당신 팀에 당신 남편 여자가 있어요’라는 익명의 문자를 받고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나정선 역을 맡았다.
지난 19일 방송된 ‘VIP’ 6회에서 장나라는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떠났던 엄마의 시한부 선고를 마주하고 피맺힌 감정을 쏟아내는 강렬한 열연을 펼쳐냈다.
극중 나정선(장나라)은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의 삶을 꾸렸던 엄마 계미옥(김미경)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겨 병실에 들어섰던 상황이다.
나정선은 그 동안 소식도 없이 살다가 갑자기 나타난 엄마가 기가 막히고 걱정스러우면서도,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무참히 떠나버렸던 순간이 생각나 울컥했다. 더욱이 7년 전, 자신의 결혼을 축하해주는 척하며 아버지의 돈을 받았던 모습이 떠올라 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나정선은 참지 못한 채 병원 밖으로 뛰쳐나가 한참이나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나정선은 엄마가 암일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듣고는 쪽잠을 자면서 엄마의 곁을 밤새 지켰던 터. 그리고 다음 날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출근한 후 경쟁 백화점 측과 팽팽히 힘겨루기를 하며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CEO 다니엘(이기찬) 모시기에 몰두했다.
나정선은 상대 백화점에서 먼저 상도에 어긋난 수를 쓰는 것을 간파, 다니엘의 취향을 빠르게 캐치해 숙소를 호텔에서 한옥으로 바꾸는 등 명민한 기지를 발휘했다. 특히 거울을 보면 숨을 쉬지 못하는 다니엘의 ‘거울 트라우마’에도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수습하는 등, 프로페셔널한 자태로 짜릿한 긴박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나정선은 다니엘로부터 특별하게 저녁 초대까지 받았으나, 약속 장소로 가려던 순간, ‘엄마가 검사를 받지 않고 도망치려고 한다’는 간병인의 연락을 받고 당장 병원으로 뛰어갔다.
엄마를 붙잡으면서 나정선은 검사를 받으라고 설득하려 했지만, 엄마가 이미 자신의 병을 알고 수술 날짜까지 잡아뒀다는 데에 기함하고 말았다. 나정선은 말문이 막혀 한참을 침묵하던 끝에 “왜 그랬어!”라며 과거, 자신과 아버지 나영철(최홍일)을 왜 버렸었는지 물었다.
급기야 “우릴 버리고 간 엄마를, 바보같이 난 계속 기다렸어. 돌아오면 용서해주겠다고!”라며 한평생 품어왔던 아픔을 터트려냈고, 결국 이를 악물고 참던 끝에 눈물 한 방울을 뚝 떨궜다.
이와 관련 장나라는 ‘아무도 떠나보내지 않겠다’라는 깊은 트라우마를 갖게 만든 엄마와 마주한 뒤, 가슴을 헤집으며 터트리게 되는 평생의 통한을 극도의 감정 절제 속 절절히 내뱉는 대사를 통해 완성,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김한나 기자 gkssk124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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