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억대 지방세를 내지 않아 4년째 고액ㆍ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3년 연속 체납액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20일 서울시가 공개한 1,000만원 이상 고액ㆍ상습 지방세 체납자 명단에 따르면 전씨는 9억2,000만원을 체납한 상태다. 지난해 명단이 공개됐을 때(8억8,000만원)보다 약 4,000만원 늘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35억1,000만원을 내지 않아 2년째 체납자 명단에 포함됐다.
시가 이날 공개한 체납자는 1만5,859명(법인 포함)이다. 기존 체납자를 포함해 1년 이상 체납한 자 중 6개월 이상 소명기회를 줬음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납부하지 않은 개인ㆍ법인 사업자다.
신규 공개 체납자를 포함한 전체 체납자 중에서는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가 138억4,500만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3년 연속 개인 전국 1위다. 이어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인 SSCP의 오정현 전 대표(체납액 103억6,800만원),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체납액 83억5,200만원) 등이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법인은 불법 다단계 판매 사기 행각을 벌인 주수도씨가 세운 제이유개발(체납액 113억2,200만원)과 제이유네트워크(체납액 109억4,700만원)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새로 포함된 체납자는 개인 776명(체납액 577억원)과 법인 313개 업체(체납액 318억원)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8,200만원 정도다. 신규 공개된 체납자 중 가장 많은 지방세를 내지 않은 사람은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로 알려진 홍영철씨로 44억2,600만원을 체납했다. 법인 중에서는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복역 중인 이희진씨가 소유한 지에이인베스트먼트가 33억1,200만원을 체납해 액수가 가장 컸다.
체납자 명단은 각 지자체나 행정안전부, 위택스(wetax.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개 대상자가 체납액을 납부하면 실시간으로 명단에서 빼준다.
시는 “체납자 명단공개에 그치지 않고 고의로 납세를 회피하는 이들을 상대로 가택수색과 동산 압류를 하는 한편 신용정보 제공, 출국 금지, 검찰 고발, 관허사업 제한 등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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