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국방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양국 입장만 재확인 그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장관과 공식 회담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과 관련해 일본의 입장 변화를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방부 및 방위산업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 계기로 열린 한일 및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등 공식석상 외에도 고노 장관을 수차례 만나 ‘지소미아 밀담’을 나눴다. 앞서 정 장관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일측이 안보상의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를 한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일측의 태도 변화를 요청한 반면, 고노 장관은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로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한 가운데 한일, 한미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경제보복 조치 철회 없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만 촉구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한국과 일본 양국에 모두 지소미아 연장 압박을 가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양자ㆍ3자 회담이 끝난 후에도 정 장관은 ADMM-Plus 회의 사전 환담 시간이나 회의 종료 후 만찬 등 여유 시간에도 고노 장관을 만나 수출규제 철회 등 일본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만찬이 끝난 뒤에 각자 승용차를 타고 호텔을 빠져나가 제2의 장소에서 밀담을 나누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튿날 방콕의 ‘임팩트 레이크사이드’ 공원에서 열린 ‘제9회 D&S(Defense & Security) 방산전시회’에 참가한 동유럽 방산업체 ‘LOM PRAHA TRADE’ 전시관 앞에서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목격됐다. 정 장관은 공군 재직 중 일본 항공자위대 간부학교에 두 차례 위탁교육을 받아 통역 없이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정 장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한일 양국의 입장 차만 재차 확인했을 뿐 이견을 좁힐 수는 없었다고 한다. ADMM-Plus 일정을 마치고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길에 오른 정 장관은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일측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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