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까지 구독하는 2030 위한 이색 서비스 만발
구독자 개인 건강상태에 맞춰 주기적으로 영양제를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필리'. 홈페이지 캡처

구독경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 ‘구독경제’. 구매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제품을 이용할 수 있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원하는 기간 동안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동영상, 음악 서비스를 구독하는 건 2030세대에게 일상이다. 장 보기, 생필품 구매까지 구독 서비스로 해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구독만으로도 방 안을 풍요롭게 채울 수 있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요즘, 그 중에서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구독 서비스가 있다. 영양제에서 수입 과자 구독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로 2030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구독 서비스 6가지를 소개한다. .

◇필리

직장인 이은진(35)씨는 얼마 전부터 필리의 영양제 구독 서비스를 신청해 한 달에 한 번 필요한 영양제를 집으로 배달받고 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한 달 분량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에 구독을 결정했다. 그는 "영양제는 종류가 다양하고 사람들마다 추천하는 제품도 다 달라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할지 감이 잘 안 왔는데 맞춤형 문진을 통해 필요한 영양제를 받아볼 수 있어 좋았다"며 "정확히 한 달 분량씩 배달오기 때문에 부족한 영양제를 따로 사러갈 필요도, 먹지 않아 남는 일도 없어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필리는 1대1 맞춤형 문진을 통해 개인별로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하고 복용 관리하는 통합 건강 서비스다. 약 20개 문항에 응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진단한 뒤 서비스를 구독하면 검진 결과에 맞춰 한 달에 한 번 국내 약학 박사가 직접 개발한 영양제를 배송해준다. 필리에서 제공하는 모든 영양제는 제품 간 중복 성분이 없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증받은 건강기능식품이다. 구독 후에는 복용을 잊지 않도록 매일 섭취 알림이 오는 것도 필리의 장점이다.

생리대 및 탐폰 정기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해피문데이'. 홈페이지 캡처
◇해피문데이

사용하려고 보니 집에 구비해 둔 생리대가 똑 떨어졌을 때만큼 난감한 일이 또 있을까. 월경주기마다 생리대를 매번 사는 건 무척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다. 집에서 싸고 안전한 유기농 생리대를 받아보고 싶다면 해피문데이의 생리대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일정 금액을 지불해 해당 서비스를 구독하기만 하면 달마다 필요한 사이즈, 수량의 생리대 및 탐폰을 받아볼 수 있다. 가격은 롱라이너 20패드에 2,700원, 중형 16패드에 6,400원 등이다. 유기농 순면 제품인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간지러움증, 냄새, 생리통 등으로 고생하다 직접 제품을 만들게 됐다는 해피문데이 대표의 철학에 따라 무독성이 확인되지 않은 재료는 배제한 무농약 순면 커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판매 중인 제품 모두 식약처 허가와 국제인증기관 컨트롤유니온(Control Union)의 유기농 인증 등을 받았다. 대학생 민희선(25)씨는 "광고로 처음 접하고 초반에는 반신반의 했는데 실제로 생리통이 많이 호전됐다"며 "구독한 지 5개월 째인데 계속 이용할 예정"이라고 이용 후기를 밝혔다.

업체 '클린베딩'의 침구 세탁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달 깨끗하게 세탁된 침구 세트를 받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 캡처
◇클린베딩

“호텔에서 살면 편하겠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매일 뽀송뽀송한 이불로 바꿔주잖아.”

밀린 이불 빨래를 볼 때면 종종 들곤 하는 생각이다. 침구류를 주기적으로 세탁하는 일은 쉽지 않다. 거대한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 후 말리는 것도 번거로울 뿐더러, 세탁기가 없는 1인 가구라면 이불을 들고 직접 빨래방을 오가는 것도 일이다. 하지만 매일 덮고 자는 침구류 세탁을 소홀히 할 수도 없는 법. 이불세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 주목하자. 주기적으로 뽀송뽀송한 이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클린베딩의 침구 정기 세탁 서비스다.

클린베딩 사이트에서 침구 교체 주기와 침대 사이즈 정보를 입력한 뒤 구독을 시작하면 구독자 한 명에게 침구 두 세트가 배정된다. 한 세트를 이용한 뒤 문 앞에 놔두면 호텔 침구류 전문세탁 업체에서 세탁해 집 앞으로 배달하는 방식이다. 배정된 이불은 서비스 이용 기간 동안 번갈아 가며 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구독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빌린 것이어서 구독을 취소하면 업체 측이 다시 수거한 뒤 다른 구독자에게 배송한다. 누군가가 사용했던 이불을 배정받는 게 꺼려지거나 본인 소유의 이불로 서비스를 구독하고 싶다면 업체에서 직접 침구 세트를 구매해 이용할 수도 있다.

'돌로박스'의 서비스를 구독하면 매월 반려견을 위한 수의사 추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 캡처
◇돌로박스

“돌로!(DOLOㆍ개도 한 번 산다는 ‘Dogs Only Live Once’의 약어)”

반려인들은 소중한 반려견의 견생은 한 번 뿐이라는 걸 잘 알기에, 좋은 간식, 장난감만 사주고 싶다. 돌로는 이런 반려인들을 위해 선택형 정기배송 서비스를 마련했다.

돌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의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선정한 간식, 용품, 장난감 약 70여종 중 원하는 제품만 쏙쏙 골라 담은 박스를 한 달에 한 번 받아볼 수 있다. 개시금치 우유껌, 해충방지 스프레이, 강아지용 트렌치코트 등 분야별 전공 수의사들이 고민하고 기획한, 실용적인 상품을 갖췄다. 계절마다 선택지 목록도 새롭게 구성되기에 필요한 제품을 그때그때 선택해 받아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일일이 상품을 고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어떤 제품이 좋을지 수의사의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알러지 여부, 몸무게 등 입력된 반려견 정보에 맞춰 알맞은 제품이 자동으로 배정될 뿐 아니라 연령별, 견종별, 건강 상태별 좋은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플라이북에서 제공하고 있는 '플라이북 플러스' 구독 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플라이북

"그런 밤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뒤척이게 되는 밤. (...) 당신의 잠들지 못하는 밤에 따스한 토닥임이 되길 바라며 그녀의 위로를 담아 보냅니다."

대학생 김하늘(24)씨는 플라이북에서 보낸 책 추천 엽서를 읽고 같이 온 에세이집 '오늘밤은 잠이 오지 않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그가 읽은 책은 같이 온 엽서의 추천 문구처럼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다독여주는 따뜻한 에세이집이었다. 구독 서비스를 통해 받아본 택배에는 책과 책을 추천한 이유를 적은 손글씨 엽서 외에도 책을 읽을 때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 목록과 읽고 난 후 보면 좋을 영화 추천 목록, 간식이 동봉돼 있었다. 그는 "이런저런 고민으로 우울한 기분이었는데 때마침 좋은 책을 받아봐서 도움이 됐다"며 "함께 오는 책 추천 손글씨 엽서에도 정성이 가득 담겨 있어 친한 친구의 책 선물을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플라이북은 매달 추천 책을 정기배송하는 ‘플라이북스 플러스’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를 구독하면 구독자의 취향, 요구에 맞춰 추천 책이 매달 무작위로 배송된다. 받아본 책을 읽어봤거나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책 교환을 신청해 다른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수입과자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낵트립'. 홈페이지 캡처
◇스낵트립

싸고 맛있는 해외 과자를 수입해 파는 수입과자전문점은 스낵덕후의 천국이다. 하지만 수입과자를 좋아해 자주 사먹고 싶어도 수입과자전문점이 있는 동네는 많지 않다. 어떻게 하면 전문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수입과자를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스낵트립은 ‘수입과자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스낵트립의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한 달에 한 번, 테마로 선정된 나라의 대표 간식으로 알차게 구성된 ‘스낵박스’를 받아볼 수 있다. 대만이 그 달의 간식 테마로 선정되면 대만의 역사와 간식을 설명한 책자와 대만의 대표 간식인 펑리수 파인애플 케이크, 조미다시다 과자, 크리스피 바닐라밀크 등을 보내는 식이다. 폴란드 간식으로 구성된 10월 스낵박스를 받아본 이윤정(22)씨는 “이번에 온 폴란드 간식 모두 달달해서 입맛에 딱 맞았다”며 “그 중 토피넷 와플 과자가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폴란드에 가면 이 과자만 다시 사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채영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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