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2일 도쿄 자민당사에서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對) 한국 수출규제의 이유로 일본은 안보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이후 처음으로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의 수출도 허가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국 소재 기업 ‘스텔라케미파’가 생산한 액체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을 허용했다. 액체 불화수소의 대(對)한국 수출 허가가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발표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수출이 허용된 액체 불화수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로 인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기체 불화수소에 대해서도 간헐적으로 수출을 허용해 왔다. 액체 불화수소의 수출 허가로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품목의 한국 수출길은 제한적이나마 모두 열리게 됐다.

이번 수출 허가를 놓고 일본이 향후 한국과 벌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을 염두해 두고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작정 소재 수출을 금지할 경우 `수출을 무기로 경제 보복을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출 규제 조치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일본 소재 업체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 후, 수입선을 다변화와 소재 국산화 노력을 병행하면서 일본 소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 국내 기업이 생산한 액체 불화수소가 시험 공정에 투입되는 등 일부 소재는 국산화 작업에 상당한 성과를 냈다. 일본 소재 업체들은 ‘수출 규제 조치가 장기화 될 경우 최대 고객사인 한국 기업과의 거래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뜻을 일본 정부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정해진 규정대로 수출 절차를 강화한 것이지, 한국이 주장하는 `전면 규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한일 관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일본 소재 수입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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