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B12 결핍이 원인으로 지목
위암이나 고도비만 등으로 위를 잘라내면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 B12 결핍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최윤진 서울대 의대 박사팀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7~2012년 위 절제술을 받은 50세 이상 위암 환자 1만2,825명을 일반인 대조군 20만3,276명과 5.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다. 연구 결과는 미국종양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oncology)에 실렸다.
위를 모두 잘라낸 환자는 일반인 대조군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0% 높았다. 위를 잘라내면서 비타민 B12 체내 흡수를 돕는 내인자(intrinsic factor)가 함께 사라진 탓이다. 비타민 B12를 보충하면 이러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위 절제수술을 받은 뒤 비타민 B12 보충 여부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이 확연히 달랐다. 비타민 B12를 전혀 보충하지 않거나 수술 후 3년 이내 보충을 중단하면 위 절제수술 환자와 대조군을 비교했을 때 위 절제수술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았다. 반면 꾸준히 비타민 B12를 보충한 위 절제수술 환자는 일반인보다 치매 위험이 29% 줄었다.
치매를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은 위 절제수술 환자가 대조군보다 치매 위험이 높았지만 혈관성 치매 위험은 오히려 23% 낮았다.
최 교수는 “위 절제수술 후 3년 전후로 비타민 B12 결핍이 두드러진다”며 “이를 모른 채 지내면 치매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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