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건강한 채이배 의원이 ‘감금’됐다는 건 채 의원을 너무 나약한 존재를 보는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주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 내용 중 이 같은 문구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KBS를 통해 공개된 약 50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나 원내대표는 “(당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에서는) 빵을 나눠먹고 마술쇼를 하는 등 화기애애했다”며 자당 의원들이 채 의원을 감금한 게 아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채이배 의원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채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을 “나약한 채이배”라고 소개하며 “내 방 문고리를 잡고 있던 1명과, 방에 있던 11명의 한국당 의원을 힘으로 물리치지 못했으니 난 나약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작 50쪽짜리 의견서 본문에는 자신의 책임을 밝힌 내용이 없다”며 “책임지겠다는 말을 문서로 남기려고 하니 나약해진 거냐”고 각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치 당시 의원들의 모든 행동은 자신의 지휘 하에 이뤄졌으므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것을 반박한 셈이다.
채 의원은 지난 4월 25일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처리를 막으려는 한국당 의원들의 저지로 약 6시간 동안 의원실에 감금돼 있었다. 당시 채 의원은 검찰개혁 관련 법안의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사법개혁특별위에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대신 보임된 상태였다. 채 의원 감금 문제로 나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의원들은 검찰에 고발됐다.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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