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0곳ㆍ호남 7곳ㆍ영남 8곳… 세종ㆍ평택을은 분구 전망
민주ㆍ한국당 10명씩 줄어… 지각변동 포함 땐 현역 60명 영향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혁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싼 각 당의 물밑 논의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가 여전한데도 선거법의 운명을 속단할 수 없는 건 현역 국회의원들의 ‘생과 사’를 가르는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탓이다. 선거법 최종안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21대 국회의 통합 대상 지역구가 갈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달 27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선거법 개정안 원안이 통과될 경우,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구를 포함한 26개 지역구가 통폐합 대상이 된다. ‘지역구당 적정 인구’(15만3,560∼30만7,120명)를 충족하지 못하는 지역들이다. 지역구당 적정 인구는 올해 1월 현재 대한민국 인구(5,182만 6,287명)를 국회 의석(225석ㆍ선거법 개정안 원안 기준)으로 나눈 평균 인구(23만340명)를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가 정한 숫자다. 여야 4당이 합의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의석을 253석에서 225석으로 28석 줄이고, 비례대표를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선거구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 30만7,120명을 넘는 지역구는 분구 대상이고, 15만3,560명에 미달하는 곳은 통폐합 대상이다. 통폐합 대상 지역구로는 서울에선 종로와 서대문갑이 포함됐다. 각각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0곳(서울 2, 인천 2, 경기 6), 호남 7곳(광주 2, 전북 3, 전남 2), 영남 8곳(부산 3, 대구 1, 울산 1, 경북 3), 강원 1곳이다. 현역 의원의 소속 정당 기준으로는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가 10곳, 한국당이 10곳, 바른미래당이 2곳, 대안신당 3곳, 무소속 1곳 등이다.
인구가 30만을 넘겨 분구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는 세종특별자치시와 경기 평택을이다. 각각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다.
지역구 조정의 직접 영향권 안에 드는 현역 의원 28명에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지역구 일부 변경이 불가피한 이웃 지역구 의원들까지 더하면 선거구 획정의 영향을 받는 현역 의원은 60여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의원들이 선거법 개정 협상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범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현안을 놓고 찬반을 물으면 당장 자기 지역구가 영향을 받거나 근접한 지역구가 통폐합 대상에 올라와 있다는 이유로, 또는 농어촌 지역구의 축소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는 주변 의원들이 적지 않다”며 “당초 정치 개혁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본회의에서 통과 가능성을 높이는 합의안을 찾는 것이 어렵지만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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