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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질환자 동의 없이 서류를 꾸며 병원에 장기입원시키고 입원을 거부하면 독방에 감금한 병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14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A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B병원으로 강제 이송됐다는 내용의 진정이 인권위에 들어왔다. 이들 병원은 정신병동을 갖춘 정신과 전문 병원이다. 인권위는 진정인 진술을 고려할 때 이들 병원이 환자들을 강제입원시키는 등 인권침해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최근까지 직권 조사를 벌였다. 인권위 조사 결과 B병원은 정신질환자를 장기입원시키려고 서류 위조, 불법 감금과 같은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병원은 입원 중인 정신질환자를 퇴원시키려 했지만 해당 가족들이 반대하자 B병원에 환자들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B병원은 퇴원 당일 환자들을 응급차에 태워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이 응급차를 타지 않겠다며 거부했지만, B병원 관리부장은 때릴 듯 으르며 이들을 강제로 차에 태웠다.

B병원은 환자들을 장기입원시키려고 갖은 편법을 썼다. 우선 환자들에게 입원 동의 서류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 그래야 법에서 정한 입원심사를 피할 수 있어서다. 병세가 심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는 설명도 않고 동의 서명을 받고, 어떤 경우는 아예 최초 입원서류에 있는 서명을 복사해 갖다 붙이는 식으로 서류를 꾸미기도 했다. 입원심사를 피하려고 3개월 간격으로 퇴원시켰다가 다시 입원시킨 환자도 있었다.

인권침해도 일삼았다. B병원은 입원을 끝까지 거부한 A씨를 격리실에 가둔 뒤 입원동의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 이 환자는 결국 25일 동안 입원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폐쇄병동에 갇혀 있어야 했다. 감금실 내 모서리 부근엔 격리된 환자가 사용하는 대변기가 있는데, 그 대각선에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 환자들 용변 보는 모습이 치료진에 그대로 노출됐다. B병원은 환자들이 외부기관에 도움 요청하는 걸 막으려고 입원신청을 할 때 반드시 권리고지서에 있는 ‘대면조사 원치 않음’이란 항목에 동의하게 했다

인권위는 B병원이 보호자 서명을 위조해 환자를 강제입원시키는 등 정신건강복지법 상당 부분을 위반했다며 B병원 소속 의사와 병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서울시장, 인천시장에게 당사자 동의 없이 정신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다른 병원으로 강제이송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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