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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4인방 서울 집결… 지소미아 역대급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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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4인방 서울 집결… 지소미아 역대급 압박

입력
2019.11.14 04:40
수정
2019.11.14 09: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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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한미 군사委에 대장 3명 참석] 

 합참의장ㆍ인도태평양사령관 방한… 에스퍼 국방장관도 14일 입국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종료 땐 잘못된 메시지 보낼 위험”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주최로 13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역대 연합사령관ㆍ부사령관 포럼에서 정경두(맨 오른쪽부터) 국방부 장관,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주최로 13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역대 연합사령관ㆍ부사령관 포럼에서 정경두(맨 오른쪽부터) 국방부 장관,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23일 0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의 종료 결정 번복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13일에는 현직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지소미아 종료를 우려하며 한국 정부를 에둘러 압박한 발언도 공개됐다. 지난주 미국 국무부 수뇌부 4인방이 방한해 다양한 경로로 압박을 가한 데 이어 미국 국방당국 수뇌부들도 잇달아 한국을 찾아 한목소리로 협정 연장을 종용하는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의 근본 원칙은 한국과 일본이 어쩌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에 뒀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지역에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동북아시아를 만드는 데 있어서 우리는 함께하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지소미아가 없으면 우리가 그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잘못된 메시지를 받을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까지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군 안팎에선 한미 연합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지소미아 종료를 경고한 건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방일 일정을 마치고 14일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 참석차 이날 방한한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그는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조금 논의했다”며 “종료 이전까지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또 일본행 비행기 내에서 “(지소미아는)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거듭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밀리 의장은 MCM 후 야마자키 고지(山崎幸二) 일 통합막료장과 화상 회의를 가질 예정이어서 한미일 간 지소미아 연장을 중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MCM 회의에는 밀리 의장뿐만 아니라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과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배석한다. 미국 현역 대장 3명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셈이어서 미국 측이 보내는 지소미아 연장 메시지가 한층 무게를 갖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14일 한국을 찾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역시 지소미아 유지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에스퍼 장관은 15일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방한하지만,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직 연합사령관 발언도 한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주최로 이날 서울 중구 힐튼밀레니얼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역대 연합사령관-부사령관 포럼’에서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대규모 도발에는 일본이 참여하고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3자 간 영역이 중요하다”며 “지소미아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향후 전쟁이 발발한다면 세계적 차원의 전쟁이 될 것이고, 이때 신속하게 서로 계획과 정보를 공유하고 조율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한데 여기서 정보공유를 위한 지소미아가 필수적이란 의미다.

앞서 지난주에는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 키이스 크라크 경제차관, 마크 내퍼 부차관보 등 미국 국무부 핵심 4인방이 동시에 한국을 찾았다. 여기에 미 국방부 수뇌부와 전ㆍ현직 사령관들까지 가세하고 나서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미국의 압박이 전방위로 들어오는 형국이다.

한편 한일 양국은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로 확정하고, 최종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SCM 이튿날인 16일부터 19일까지 태국 방콕서 열리는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 방위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지소미아가 종료하는 23일 0시 전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국방수뇌 회담이라 지소미아가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지소미아 연장 여부는 국방부 장관 윗선에서 결정될 사안이지만,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양국이 공식적으로는 의견을 주고 받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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