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로 원금 손실 논란을 일으킨 독일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오는 19일을 끝으로 모두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 직전인 5월 하순 ‘막차’를 탄 고객들이 최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이 지난 3~5월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F 19개 상품 중 이날까지 만기가 도래한 17개 상품의 평균 손실률은 49.6%다. 다만 독일채 금리가 최근 상승세를 타며 이날 만기 상품은 처음 수익을 냈고, 이후에도 독일채 금리가 손익분기점(배리어, -0.3%)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경우 19일 만기 상품 2종도 수익이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이 상품의 마지막 판매분에 투자한 고객들이 가장 큰 손실을 보게 됐다. 5월24일 설정돼 9월26일 만기를 맞은 상품(KB제7호)은 수익률 -98.1%로 사실상 원금 전액을 잃었고, 5월31일 설정돼 지난달 2일 만기였던 상품(교보악사W-4호) 역시 수익률 -91.7%를 기록했다. 독일 DLF 중 손실률이 90%를 넘은 상품은 둘뿐이다. 이날까지의 평균 손실률과 비교해도 손실 폭이 2배 수준이다.
두 상품은 앞서 판매된 상품들과 구조가 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매 초기 -0.2%로 설정됐던 배리어가 -0.3%(KB) 또는 -0.32%(교보)으로 낮아진 대신, 원금 100% 손실구간은 종전 -0.7%에서 -0.6~-0.62%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대부분 상품에 6개월로 설정됐던 만기가 4개월로 줄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 국채금리가 급락하던 당시 현실을 반영해 상품 설계를 변경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들 두 상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상품 설계기관인 자산운용사로부터 해당 상품의 손실 가능성이 50%라는 설명을 듣고도 판매를 강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피해 고객들이 불완전판매를 강하게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당시 독일 국채 금리가 -0.1% 수준으로 많이 떨어져 이전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봤고 다른 전문기관도 독일 금리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분석한 터라, 상대적으로 (펀드의) 위험성이 더 낮아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금리가 저점에 가까워졌으니 과감하게 판매하는 쪽으로 ‘베팅’을 했으나 금리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고객에게 큰 손실을 안기게 된 셈이다. 실제 5월 초중순에 설정된 6개월 만기 상품들은 손실률이 20% 이내로 대폭 줄어들거나 수익을 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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