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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군공항 갈등 지역에 ‘이상한 홍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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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군공항 갈등 지역에 ‘이상한 홍보관’

입력
2019.11.12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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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조암농협 앞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서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홍보센타라고 하지만 안쪽에만 사무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을 뿐 바깥쪽에는 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변 지역 주민들조차 입주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조암농협 앞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서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홍보센타라고 하지만 안쪽에만 사무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을 뿐 바깥쪽에는 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변 지역 주민들조차 입주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임명수 기자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조암농협 앞 한 건물 앞. 1층 상가는 셔터가 굳게 닫혀 있어 텅 빈 건물처럼 보였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입구 유리문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아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계단을 오르자 2층 출입문에는 ‘상생협력센터 수원화성 서부지역’ 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그제서야 빈 건물이 아님을 실감했다.

사무실은 74㎡ 규모로 책상과 폐쇄회로(CC)TV 등이 놓였고, 2명이 상주해 있었다. 책상 앞에는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등 군공항 이전을 홍보하는 여러 모양의 전단지가 놓였다.

경기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조암농협 앞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서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외부 간판은 없었지만 내부 출입문에는 상생협력센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조암농협 앞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서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외부 간판은 없었지만 내부 출입문에는 상생협력센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임명수 기자

한 직원은 “화성시민들에게 수원군공항 이전에 따른 지원 대책 등과 지역민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된 사무실”이라며 “수원시에서 사무실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관인데 외부 간판이 없느냐는 물음에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수원시는 이곳 외에 병점동 1번 국도변 건물 3층(149㎡)에도 설치,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암동과 마찬가지로 출입문 앞에는 ‘상생협력센터 수원화성 동부지역’이라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었다.

경기 화성시 병점동의 한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동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홍보센타라고 하지만 안쪽에만 사무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을 뿐 바깥쪽에는 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변 지역 주민들조차 입주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화성시 병점동의 한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동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홍보센타라고 하지만 안쪽에만 사무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을 뿐 바깥쪽에는 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변 지역 주민들조차 입주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임명수 기자

하지만 인근 주민 대다수는 홍보관이 들어선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다. 조암리 서부홍보관 인근에서 50년 째 장사를 한다는 한 상인은 “(홍보관이 있는 줄) 여기 상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나 알지 이 거리에서 벗어나면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나도 작년 말에야 그런 게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원시가 화성 지역주민조차 알지 못하는 홍보관을 설치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화성시는 “굳이 수원이 아닌 화성에 홍보관을 설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명백한 자치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 병점동의 한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동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홍보센타라고 하지만 안쪽에만 사무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을 뿐 바깥쪽에는 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변 지역 주민들조차 입주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화성시 병점동의 한 건물에 수원시가 임대한 수원군공항 이전 수원화성 동부지역 상생협력센터가 입주해 논란이다. 홍보센타라고 하지만 안쪽에만 사무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을 뿐 바깥쪽에는 간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변 지역 주민들조차 입주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임명수 기자

수원시의 ‘이상한 홍보관’ 운영은 2017년 초 시작됐다. 조암리와 병점동 2곳에 ‘수원시 군공항이전협력국’을 차린 것은 수원 군공항을 화성으로 이전하는 데 대한 타당성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의도다. 시는 사무실 임대료 기간제 직원 인건비 등으로 2년간 3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군공항 화성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로서는 달갑지 않다. 화성시는 자치권 침해이자 주민갈등을 부추기는 꼼수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관할구역 사무범위를 벗어난 자치권을 심각하게 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 사업은 기부대 양여 방식이며 종전부지와 이전부지 시민들의 합의화 상생 없이는 추진이 불가한 사업”이라며 “화성시민과 수원시민의 심각한 갈등을 유발 할 수 있는 홍보관 운영을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홍진선(67)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도 “처음에는 대놓고 ‘수원시 군공항이전협력국 홍보관’으로 했다가 주민들이 반발하자 슬그머니 ‘상생협력센터’라고 명칭을 바꿨다”며 “지역이나 특산품을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지역간 갈등, 현안문제에 대해 홍보관을 설치하는 것은 도를 넘어선 행위”라고 주장했다.

수원시가 2017년 초기에 설치한 표지판 모습. 화성시와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문제가 되자 표지판 명칭을 바꿨다는 게 화성시 측 주장이다. 화성제 제공
수원시가 2017년 초기에 설치한 표지판 모습. 화성시와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문제가 되자 표지판 명칭을 바꿨다는 게 화성시 측 주장이다. 화성제 제공

반면 수원시는 국가사무에 의한 정당한 절차라며 맞서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화성시민 중에도 찬성과 반대 입장이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 전달과 특별법에 의해 지원되는 내용 등을 알려주기 위해 설치했다”며 “군공항 이전 문제는 지방자치 사무가 아닌 국방부,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사무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고 철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외부 간판에 대해서는 “홍보관이긴 하지만 우리가 굳이 왜 간판을 달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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